목3동 우리농 활동가 이경희 씨가 말하는 도농 자매결연의 오늘

“항상 미안하죠.”

이경희 씨(히야친타, 서울 목3동 본당)는 자매결연지의 농민들을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본당에서 농민들을 더 자주 초청하고 또 만나러 가야 하는데, 만남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한다.

목3동 성당은 양천, 불광동, 고척동 성당 등과 함께, 지방의 가톨릭 농민 공동체와 꾸준한 관계를 이어 오고 있는 서울 성당이다.

▲ 서울 목3동 성당 우리농 매장에서 만난 이경희 씨(가운데)와 동료 활동가들. ⓒ강한 기자

2007년부터 10년째 목3동 본당 우리농 활동을 하고 있는 이경희 씨와 만나 자매결연지와의 관계, 우리농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본당 우리농 활동가 10명이 이 성당의 우리농 매장 운영을 위해 봉사하고 있고, 이경희 씨는 거의 매일 이곳을 오가며 매장을 책임지며, 본당 사회환경분과 위원장 역할도 하고 있다.

농민주일이나 자매결연지와의 활동에서는 과거에 비해 신자들의 참여가 줄었다는 것이 이 씨의 체감이다. 갈수록 도시 생활은 바쁘며 힘겨워지고, 농촌 사람들은 수가 줄어들고 나이가 들어가는 게 이유로 보인다. 전과 달리 최근에는 장년 여성 신자들도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훨씬 많다.

지난 7월 16일 농민주일 행사를 위해 안동교구에 가보니 과거 아홉 가구였던 쌍호분회는 일곱 가구로 줄어 있었다.

“(자매결연지 농민들과 만나 보니) 여전하시기는 한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늘어나야 하는데 힘들지요. 기후가 아열대처럼 바뀌어 가니 유기농법이 더 힘든 것 같아요.”

목3동 본당은 2008년 쌍호분회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풍년기원미사, 추수감사미사를 함께 봉헌하고 쌀과 계절 농산물, 소고기 등 생산물 직거래가 자매결연 관계의 도시 본당과 가톨릭 농민 공동체 사이에 이어져 왔다.

“우리가 옛날에는 자주 (안동 쌍호분회에) 갔어요. 양파도 캐 주고, 서로 만나고 회의도 함께 했는데, 요즘은 갈 사람이 너무 적어서.... 큰 행사 때 뵙고 있죠. 멀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시간이 없어요. 그래도 양파나 감자 수확하면 전화가 와요. 그럼 교우들에게 자매결연지에서 온 최상의 상품을 가장 싸게 내놓는다고 알리고. 그렇게 교류하고 있어요.”

이 씨가 보기에 본당 우리농 매장 이용은 크게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고 있다. 우리농 매장을 꾸준히 이용하는 이들은 본당 신자들의 10퍼센트 정도로 여겨지는데, 점점 사람들이 밥보다는 다른 음식을 즐기게 되면서 이곳에서도 쌀, 잡곡 판매는 크게 줄었다고 한다.

그가 신자들에게 바라는 것은 농민들의 어려운 점을 귀 기울여 듣고, 이들이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조금 더 이용하는 것이다. 활동가들은 봉사활동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우리농 소비자이므로 활동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봉사활동만으로 본당 우리농 매장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사명감과 신앙 깊은 활동가들, 그리고 우리농 매장을 찾는 10퍼센트의 신자들이 이 사업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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