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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문화의 부활을 꿈꾸다인천교구 노동자도서관 '사람' 열어
배선영 기자  |  daria20120527@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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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2  1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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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교구 노동자 센터에는 카페, 도서관, 강당, 상담실, 쉼터가 있고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늘 열려 있다. (이미지 출처= 인천교구 노동사목)
“노동자 도서관? 너무 세지 않아?”
노동자 도서관을 만든다고 하자 보인 반응에 한상욱 관장은 “세긴.... 당신들이 노동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임금을 받고 살면 다 노동자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동자’라는 말에 고생스럽다거나 구체적으로는 생산직을 떠올리기도 한다.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 사회의 품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한상욱 씨는 그래서 피하지 않고 노동자라는 말을 더 쓰고 싶다고 했다.

천주교 인천교구 노동사목이 ‘노동자의 작은 도서관 사람’을 연다. “인천지역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인문학 도서관”이라는 소개말이 눈에 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상욱 관장(프란치스코,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과 도서관 실무를 맡고 있는 나종인 운영부장(요셉, 인천교구 노동사목 기획실장)을 만났다.

"사라진 노동자 문화를 복원하고 싶다"

지역 단위의 작은 도서관이나 청소년 도서관이 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노동자 도서관일까? 한상욱 씨는 노동자를 위한 특정 공간이 없다고 지적하며, 오랜 시간 일하거나 감정 노동, 비정규직, 알바 등 조직화되지 못한 노동자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고 했다.

늦게까지 일하는 이를 배려해 노동자도서관은 월-토요일 오후 10시까지 열려 있다.

1988년부터 노동사목과 함께했던 그는 이 도서관에서 노동자문화가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사업장 안팎에 풍물, 연극, 밴드, 문학회 등 노동자가 참여하는 모임이 있었다. 이런 활동으로 노동자로서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이 생겼다.

한상욱 씨는 지금은 노동운동이 정부나 자본과의 갈등에만 집중돼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노동자 도서관에서 이런 노동자 문화가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 노동자의 삶과 언어를 기억하고 재생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도서관에서는 노동자 글쓰기, 노동자 구술 기록, 노동 다큐 영화제 등의 프로그램이 열릴 예정이다. 한상욱 씨는 운동이 일상과 연결돼야 한다며, 노동자가 일하면서 겪는 일, 경제적 어려움, 가족 문제 등을 기록하는 일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노동자 도서관은 인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노동사목 건물 2층에 있다. 현재 도서관에는 기증받은 책 8000여 권이 있는데, 앞으로 ‘노동자’ 섹션도 만들 생각이다. 잘 정돈된 책들 사이에 있는 탁자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다. 인천에 사는 누구나 회원 가입을 하면 책을 빌려 갈 수도 있다.

   
▲ 노동자 도서관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나종인 운영부장(왼쪽)과 한상욱 관장. ⓒ배선영 기자

노동자 책 소모임 활성화가 목표

어떻게 하면 노동자에게 좀 더 다가갈까 고민하는 나종인 씨는 “늦게까지 일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가서 쓰러져 잘 수도 있지만 그런 삶은 공허하더라. 이곳에서 대화나 책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 하면 좋겠다”고 했다.

한상욱 씨는 무엇보다 이곳에서 많은 책모임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는 “이 도서관이 제 기능을 하는지는 얼마나 노동자 책모임이 활발한지가 기준이 될 것”이고 했다. 물론 이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제지만, 이 책모임으로 노동자가 살아가는 데 힘이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를 비롯해 나이 먹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노동자들을 본다. 사람은 공동체 의식을 느낄 때 건강해진다. (도서관이) 노동자가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고 이야기할 공간이면 좋겠다.” 한상욱 씨는 올해 55살이다.

그는 조직화된 곳만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작으나마 노동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는 늘 노동의 가치를 강조했고, 이번 노동절 담화문에서도 노동의 위기가 곧 교회의 위기라고 했다. 교회가 노동자의 울타리가 되어 준 때가 있었다. 한상욱 씨는 “노동자가 교회를 자신의 집으로 느끼는 것”도 이 도서관의 의미라고 했다.

나종인 씨는 내 집처럼 편하게 여기고 와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오지 않아서 모를 뿐이지 한번 오면 이곳으로 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동자도서관 ‘사람’은 5월 17일 개관식을 앞두고 있지만 이미 활짝 열려 있다. 개관식과 동시에 노동다큐 영화제가 열린다. KT노동자의 이야기 “산다”,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노동자의 역사 “그림자들의 섬”,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의 삶을 그린 “천막”, 한국GM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다룬 “그곳에 서서”가 5월 17일부터 3주간 매주 수요일 저녁에 상영된다. 감독과의 대화도 있다.

   
▲ 인천 노동사목 (인천 부평구 십정동) 건물 2층에 있는 노동자도서관. ⓒ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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