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장영식

사순절입니다.
정의롭지 못한 세력에 의해
쓰러지고 짓밟히고 온갖 모욕을 다 당하고
끝내는 옷을 벗기고 매를 맞고 창에 찔리며
십자가 위에서 몸의 수분이 다 말라비틀어지는
비참한 죽임을 당하는 사순절입니다.
정의가 죽임당하고
희망이 죽임당하고
기쁨과 환희가 죽임당하는 슬픈 사순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걷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을 맞잡습니다.
좁고 험난한 길 위에서 희망을 노래합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고
서로를 아끼고 서로를 돕고 어깨 걸며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더불어 사는 삶의 공동체를
포기하지 않고 길을 걷습니다.
그 길이 바로 하느님의 목적에
자신의 목적을 일치시킨 사도직의 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신
당신의 길이며 가난의 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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