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인권평화재단, 우리신학연구소 인도 달리트 단체 방문

광주인권평화재단과 우리신학연구소는 파트너 관계는 ‘돈만을 주고받는 관계를 넘어 서로 배우고 연대하는 관계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단체는 인도 남부 첸나이의 ‘타밀나두 달리트 토지권 및 발전 센터’(이하 달리트 센터)의 초청으로 2월 21-24일 현지를 연대 방문하고 ‘불가촉천민’인 달리트 지도자 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하고 마을을 탐방했다.

이번 방문에는 광주인권평화재단 사무국장 이진영 수녀, 박지연 코디네이터와 우리신학연구소 황경훈 소장이 참가했다.

달리트 센터의 니콜라스 치나판 소장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한 번 와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게 훨씬 낫기 때문에 초청했다”면서, “물질적으로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일을 직접 보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은 더욱 힘이 된다”고 했다.

광주인권평화재단은 2013년부터 발전 센터를 재정 지원해 오고 있으며, 우리신학연구소 산하 아시아평화연대센터에서는 2014-16년 동안 해마다 니콜라스 소장을 초청해 아시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오늘 열리고 있는 회의는 타밀나두 지역의 달리트 지도자 30여 명이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정기 회의다. 시 단위를 넘어서는 주 차원의 모임이기에 결코 작은 회의가 아니며, 달리트 권리 증진을 위해 중요하다.”

니콜라스 소장은 남자들이 대부분이고 여자는 5명밖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첸나이 지역 달리트 운동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여자라면서, “마을에 가 보면 안다”고 했다.

▲ 가운데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마리스텔라이고 다른 이들은 이웃이다. ⓒ황경훈

마리스텔라(60)는 2월 22일 달리트 센터에서 약 4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에 모인 20여 명 모두가 이웃이라고 소개하고, “달리트 센터에서 달마다 한두 번 열리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것을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1892년 영국정부가 당시 소유주인 남녀 달리트에게도 땅을 분배했는데, 현대로 오면서 남자들은 점점 술 먹는 비용이나 놀음 밑천으로 상층 카스트에게 팔아버리는 등 관리를 잘 못했다. 또 이곳에 있는 남자들은 첸나이나 방갈로르 등지로 이주노동을 떠나서 여성들이 땅 문제에 적극 관여하게 되었다.”

마리스텔라에 따르면, 달리트 센터와 관련을 맺고 있는 세대는 150여 가구로 이중에서 70여 가구의 남자들이 국내 이주노동자로 도시에서 일한다.

“여자들이 가족을 돌보고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며, 더욱이 상층 카스트와 땅 문제로 송사도 도맡아 하기 때문에 생활이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부자 카스트들은 이렇게 여자와 남자가 함께 모여 평등하게 대화하지 못하고 여전히 종속적인 관계인 걸 생각하면, 보람도 크다.”

니콜라스 소장은 달리트 센터에서는 여러 권익 문제로 상층 카스트와 분쟁이 있을 때 대응하는 방법, 법률 문제, 유기농법 등을 가르친다고 했다. “우리 센터의 목표는 어떻게 하든지 달리트, 특히 여성 달리트가 흩어지지 않고 함께 일하고 투쟁하여 달리트의 권리를 찾게 하는 데에 있다.

니콜라스 소장 자신도 달리트이며 이 센터는 1981년에 설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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