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대구대교구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 전체 문제”

“탈시설”을 주장하는 장애인 단체들이 대구 희망원 사건 해결에 천주교 전체가 나서라며 염수정 추기경 면담을 요구했지만 경찰에 막혀 만나지 못했다.

6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2월 1일 오후 2시 명동 서울대교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시설 순례투쟁의 날 행사를 시작했다.

기자회견 뒤 참가자 대표들은 서울대교구에 교구장 염 추기경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겠다며, 차량 진입 경사로를 통해 교구청으로 가려고 했지만 경찰이 입구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20분 넘게 대치하며 언쟁이 벌어졌다.

▲ 경찰에 막힌 염수정 추기경 면담요청서. 2월 1일 오후 명동 서울대교구청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 기자회견 참가자가 면담요청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강한 기자

주최 측의 한 활동가는 희망원은 대구대교구 문제이므로 서울대교구가 면담요청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교회 입장을 경찰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교구 관계자를 불러 달라고 했더니 경찰은 관계자가 아예 대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희망원 문제가 대구대교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천주교 전체가 사태 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희망원 폐쇄, 탈시설 정책 수립,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퇴진 등 구호를 외친 뒤 다음 행사 장소인 서울시청과 광화문 광장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염 추기경 면담요청서를 서울대교구청 들머리 초소 유리창에 테이프로 붙였다.

▲ 2월 1일 오후 명동 서울대교구청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염수정 추기경 면담요청서를 교구에 전하려다 경찰에 막혀 있다. ⓒ강한 기자

이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남성 거주인 간 성폭력 사건으로 2016년 국가인권위로부터 시설을 폐쇄하거나 거주인 모두를 다른 시설로 옮기라는 권고를 받은 한 천주교계 장애인 시설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

대책위는 이 시설이 기존 거주인들을 다른 시설로 옮기고 새로운 이름의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로 재편하려고 한다며, 서울시가 탈시설 자립생활 지원 없이 시설 소생안을 받아들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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