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고위직들 경고

가정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 관한 토론에서 객관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이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1일 로마에서 오스트리아의 가톨릭 통신사인 <카트프레스>와 인터뷰하면서 “지금은 우리 각자 모두가 분열되거나, 양극화를 촉발하지 않도록 객관적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교황청은 지난 9월 19일 네 명의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랑의 기쁨’에 담긴 가르침에 관해 질의한 서한에 대해서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네 추기경은 전 볼로냐 대교구장인 카를로 카파라 추기경, 몰타 기사단장인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 전 교황청 역사학위원장인 발터 브란트뮐러 추기경, 그리고 전 쾰른대교구장인 요아힘 마이스너 추기경이다. 이들은 지난 11월에 이 편지를 공개했다.

뮐러 장관은 이 편지에 담긴 바, (교회 혼인의 무효 절차 없이) 국법상으로만 이혼하고 재혼한 신자들이 특정한 개인적 여건에 따라서는 미사 중에 성체성사를 받을 수 있는지 물은 데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사랑의 기쁨’은 이 문제에 관해 이전에 나왔던 전임 교황들과 신앙교리성의 가르침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에 독일 주교 세 명이 이혼 뒤 재혼한 가톨릭 신자에게도 개별 상황에 따라 영성체를 허용하자고 제안했 때 당시 신앙교리성 장관이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나중의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혼인의 불가해소성은 “어떠한 사목적 동반에서도 흔들릴 수 없는 기초”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뮐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위기를 겪고 있는 모든 혼인과 가정이 “하느님의 끝없이 자비로운 의지와 함께할 길을 찾도록” 도와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교황청 안에서 이 문제를 놓고 내분이 있다는 소문을 열심히 부인했다.

▲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 (이미지 출처 = NCR)

한편, 교황청 공소원장인 피오 비토 핀토 몬시뇰은 침착과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1일 독일교회의 인터넷 포털인 <katholisch.de>와 인터뷰에서 “교회는 벽이 아니라 일치가 필요하다고 교황은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네 추기경이 교황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들의 걱정을 밝힌 것은 “규정에 맞고 합법적”이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몇 주 뒤에 편지를 공개한 것은 “(교황의) 따귀를 갈긴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황이 추기경들과 상의하는 것과 추기경들이 자신들의 권고를 교황에게 강요하는 것은 서로 다른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기경들은 (어떤 권한을 가진) 위원회가 아니라 열심히 교황에게 충성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이들이다. 교황은 교회 일치를 나타내고, 추기경들은 이 점에서 교황을 방해할 것이 아니라 지지하는 것이 의무다.”

이들 네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불만인 더 많은 이들의 선봉대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그는 “그게 지금 언론들이 말하는 것인데, 우리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을 확인하자면, 교황은 혼인과 가정 문제에 대해 전 세계 모든 교구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고, 그 응답들을 토의하기 위해 두 번 주교시노드를 소집했는데, 이런 일 자체가 전에 없던 일이다. 첫 (특별) 시노드에서 주교 다수가, 그리고 두 번째 (정기) 시노드에서는 주교의 2/3가 이번에 네 추기경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바로 그 문제들에 대해 동의했다.”

▲ 3월 12일 바티칸 바오로 6세 강당에서 피오 비토 핀토 몬시뇰이 교황 프란치스코를 만났다. (이미지 출처 = NCR)

핀토 신부는 네 추기경이 추기경 지위를 박탈한다는 협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부인하고, 언론이 너무 멋대로 보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내가 말한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봉화대이며 한없이 참을성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교황은 합의와 실행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네 추기경이 서한을 공개한 것은 “중대한 잘못”이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들의 추기경 지위를 박탈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아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버크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랑의 기쁨’에서 이혼 후 재혼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문제에 관해 말한 바를 더욱 명확히 설명해 밝히지 않는다면 자신이 공식 “교정”(correction)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던 것은 “미친 짓”이라고 그는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가르침에 온전히 부합할 뿐 아니라 20세기의 모든 전임 교황들과도 일치한다.”

그는 또한 공식적으로는 이들 네 추기경이 편지를 공개한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안다. 그는 사람은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그가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안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blogs/ncr-today/vatican-officials-warn-against-division-over-amoris-laeti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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