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 거대하고 사악한 자본과 권력의 구조적 악에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는 민중들은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으며 끝내는 우리가 승리할 것임을 믿습니다. ⓒ장영식

자고 일어나면 깜짝 놀라울 부끄러운 소식으로 도배되는 세상입니다. 저들이 그렇게 말하던 국격도 애국도 안보도 안정도 행복도 상실된 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조차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촛불을 들고 밤길의 아스팔트를 걷고 있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민중들은 자괴감에 빠져 있습니다. 차별 없는 평등한 나라를 꿈꾸었던 분노한 민중들이 말하는 것은 “도대체 이게 나라냐”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저들은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저녁이 있는 일상의 삶을 포기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 속에서도 오히려 국민들을 향해 “차라리 탄핵해라”며 겁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토록 국가의 안위를 걱정하며 눈만 뜨면 애국과 안보와 경제를 얘기하던 사람들이 나라 꼴이 어찌되든 제 살길만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입니다.

이토록 처참하고 자괴감이 들 정도의 불행한 시대에 살고 있는 길 위의 사람들은 오히려 해학과 풍자로 가득합니다. 청와대에 불이 꺼져도 광장의 촛불은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으며 진실은 침몰하지 않으며 우리는 포기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사악하고 거대한 자본의 구조적 악에 포기하지 않고 저항하는 길 위의 모든 사람들은 믿습니다. 우리 승리할 것임을.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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