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 춘천, 부산, 서울에서 시국미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국미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11월 14일 저녁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평신도, 수도자, 사제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교구 사제 83명이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이날 인천교구 사제단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의와 진리가 없는 왕국은 강도 집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을 인용하며,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사상 초유의 국정문란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또 검찰은 국회에 수사업무를 넘겨주고, 특검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회가 대대적 국정조사를 시행해 박근혜 정부의 모든 정책 비리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했다.

강론을 맡은 장동훈 신부는 “꼭 한 해 전 오늘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고, 1970년 하루 전에는 청년 노동자 전태일이 산화한 날”이라며 “반세기 남짓의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사람 하나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무정한 세상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에 대해 물어야 하며, 인간을 지워 버린 구조의 문화에 대한 책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회 역시 세상의 시류에 생존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얼마나 많은 본질을 양보했는지 돌아봤다. 이어 장 신부는 “교회는 세상을 향한 등불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거울”이라며 “세상이 아플 때 교회도 아프고 교회가 깨어날 때 세상도 깨어나는 법”이라고 했다.

▲ 11월 14일 인천교구 시국미사에 함께한 이들이 미사가 끝나고 성당 앞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배선영 기자

이날 미사가 끝난 뒤 참여자들은 성당 앞에서 촛불을 켜고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한편, 같은 날 부산과 춘천교구도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서울에서는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남녀 수도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시국미사가 있었다.

춘천교구는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300여 명이 모여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들은 미사가 끝난 뒤 도청 앞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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