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제주에서 ‘국정농단’ 비판 시국미사 이어져

천주교 전주교구에서 11월 9일 교구장 이병호 주교 주례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에 따르면 약 18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중앙 주교좌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전동 성당까지 행진했다. 십자가, 그리고 “헌정질서 파괴! 민주주의 부정! 박근혜는 물러가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사제들과 이 주교가 앞장서 걸었다. 신자들은 촛불과 “박근혜 퇴진”, “나가라 박근혜”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이병호 주교는 강론에 앞서 최근 ‘시국 발언’으로 화제가 된 대구 송현여고 학생 조성해 양의 발언 전체를 낭독하고, 또 다른 여학생의 짧은 발언도 소개했다. 이 주교는 “이런 일을 모르고 공부만 해도 좋을 어린 학생들의 말만큼 마음 아프고 감동을 주며 기성세대를 부끄럽게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고 소개했다.

▲ 이병호 주교는 세월호참사가 대한민국호의 실상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또 그는 세월호참사가 “5000만 국민을 태우고 거센 폭풍과 파도를 넘고 험악한 국제적 환경을 헤치며 나아가야 하는 대한민국호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 준 것”이었다며, “키를 잡고 있는 이는 그 자리에 걸맞은 실력도 의지도 없었고, 조타수를 비롯한 승무원들은 제멋대로 놀아나고 그 자리를 이용해 이권 챙기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 주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참으로 인간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고 기쁘게 하며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게 하는가 질문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길을 찾는다면, 대가가 비싸기는 했지만 더 나은 세상, 모두가 서로에게 감사하고 존경하는 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11월 9일 천주교 전주교구 중앙 주교좌 성당에서 봉헌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박근혜 퇴진" 등 구호를 쓴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전주교구 시국미사에서는 지난 11월 1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발표한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한편,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11월 7일 광양 성당에서 가톨릭 농민 백남기 씨를 추모하는 자리를 겸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 11월 9일 시국미사를 마친 천주교 전주교구 신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