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중총궐기, "대통령은 없었다"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100만 명이 모였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가 국민의 뜻임이 드러났다.

민중총궐기에 참석한 남 아무개 씨(서울시 강서구, 30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중요한 임무를 아무에게나 의존한 것이 가장 잘못했기 때문에 하야와 탄핵을 외친다고 말했다. 또 정책적으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남 씨는 박근혜 대통령 이후에 우리가 할 일에 대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민주주의가 역행되는 것을 무관심하게 넘기면 안 된다”며 “정치적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정부패나 비리를 제대로 잘라 내기 위해 행정부와 검찰, 경찰수사권의 독립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중요한 기관의 장은 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중하다”며 “말로만 삼권분립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민주주의가 역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강희원 씨(인천 남구, 40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은 너무 광범위해 한 가지를 꼽기가 어렵다”면서도 박 대통령의 2차 사과를 들으며 세월호 유가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11월 4일 대국민담화에서 박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 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 왔는데”라는 대목을 듣고 강 씨는 “2년이 넘게 세월호 유가족이 피눈물을 흘릴 때 대통령이 보여준 노력이 대체 뭐였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내내 국민은 없었고, 개, 돼지가 있었을 뿐이며 대통령에겐 오직 최순실과 그 측근만 있었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가장 아픈 이들을 외면하는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알겠냐며 “그동안 보여준 대통령의 태도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유체이탈 화법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해외순방을 떠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에겐 대통령이 없었다”며 “이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유기고, 최대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 11월 12일 5대 종단 종교인들이 박근혜 퇴진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 ⓒ배선영 기자

한편, 민중총궐기에 앞서 서울 곳곳에서는 각 부문 사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대학로 방송통신대 앞에서 열린 시민대행진에는 종교계, 각 대학 학생회, 이재명 성남시장, 세월호 유가족 등 1만여 명이 모였다.

이 자리에 나선 함세웅 신부는 “박근혜는 끝났다”고 외쳤다.

함 신부는 “문익환 목사를 기리면서 기도를 올렸고 그가 크게 외쳤다”며 “박근혜는 끝났다”라고 외쳤다. 그는 “박근혜는 역사의 법정 앞에 섰을 뿐 아니라, 우리가 검찰을 몰아붙여서 검찰 앞에 죄인으로 조사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는 국사범”이라고 강조하며 “나라의 재산을 사적으로 운용하고, 몇몇 사람과 짜고 이 나라를 망쳤다”고 비난했다. 또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허용한 법원의 판결을 언급하며, “판사들에 이어 검찰이 깨어나면 된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청와대에서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서울 종로구 내자동로터리까지 나갔고, 큰 충돌없이 집회가 마무리됐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참고인 자격으로 이르면 15일에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최순실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달 16일까지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면 조사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통보했다.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11월 12일 촛불집회에서 한 청소년이 '내려와 박근혜'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왕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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