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 성당에서 1000명 행진

전국 곳곳에서 천주교 시국미사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11일 저녁에는 대전, 마산교구에서 동시에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대전에서는 1000명 넘는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거리 행진까지 이어졌다.

이날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김종수 보좌주교(교구 총대리) 주례로 미사가 봉헌됐다.

이 자리에서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이 행한 모든 일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엄중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평위는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최순실게이트’와 관련해 적극 동조 협력한 재벌기업 수사, 가톨릭 농민 백남기 씨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실시를 요구했다.

정평위는 최근의 사태가 최순실게이트로 불리지만 모든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며, 연대는 죄의 구조를 극복하고 공동선에 투신하는 것이기에 적극적으로 국민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임상교 신부(갈마동 본당 주임)는 미사 강론에서 “멈추고 보았으니 선택하고 행동하자”고 말했다. 임 신부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교회는 “인간의 삶의 상태에 예민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신자들의 외침은 “어떤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이거나 상대방을 단죄하고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며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해 악을 저지른 사람들을 회개로 초대하는 애덕의 행위”라고 말했다.

미사를 마친 신자 1000여 명은 대흥동 성당을 출발해 대전 동구 목척교까지 행진한 뒤 성당 근처 우리들공원으로 돌아와 행사를 마쳤다.

▲ 11월 11일 저녁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선 대전교구 신자들이 촛불을 밝혀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임재근)

한편, 경남 창원시 마산교구 사파 공동성당에서는 신자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배기현 주교 주례로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마산교구 정평위 담당 박철현 신부도 미사 강론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기에 관련된 모든 이들의 진심이 담긴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대통령이 두 번이나 사과했지만 전 국민적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신이 잡았던 권력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의지가 사과문 안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단순히 울먹거리는 사과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각오가 동반되어야 한다”며 “몇몇 사람들의 개인적인 비리로 몰아 (박 대통령) 자신만 빠져나가려 한다는 인상을 주면 더욱더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 11월 11일 저녁 천주교 마산교구에서 교구장 배기현 주교 주례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가 봉헌됐다. (사진 제공 =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