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50명 기도하며 천주교 집중행동 지속

‘백남기 농민과 함께하는 천주교 집중행동’이 가톨릭농민회와 백 씨 유족의 제안으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월 21일 유경촌 보좌주교(서울대교구)가 다시 한번 빈소를 방문해 신자들과 오후 4시 미사를 봉헌했다.

유 주교는 강론에서 “백남기 형제는 정부의 쌀 시장 전면개방 정책 변경, 쌀 수매가 보장을 요구하러 상경한 2만 농민 중 한 명이었다”며 “공권력은 폭력적 물대포, 차벽 대신 평화적 집회를 보장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의 권리, 의무를 보호하고 공동선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 공권력의 책무라는 점에서, 백남기 씨가 시위대 선두에서 경찰버스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겼기 때문에 폭력진압을 자초했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국가가 먼저 헌법적 자유를 존중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공동선 실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우선 존중할 본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 주교는 “우리도 할 일이 참 많다”며 “왜냐하면 공권력 행사를 위임한 주체가 바로 국민이고, 그런 점에서 공권력이 올바로 서도록 감독해야 할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사를 마치며 “우리가 미사를 통해 매일 함께 기억하고 기도하는 것이 겉으로 볼 때 가장 힘없어 보일 수 있지만, 가장 강력한 연대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음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 10월 21일 오후 4시께, 백남기 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신자 50여 명과 유경촌 보좌주교 등 천주교 사제들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강한 기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를 맡고 있는 유 주교는 이날 예고 없이 빈소를 방문했으며, 미사를 마친 뒤 백남기 씨의 영정 앞에 절하고 잠시 상주들과 대화했다. 유 주교는 지난 9월 25일 백남기 씨가 죽은 직후 광주대교구 김희중 대주교 등과 빈소를 찾아 조문한 바 있다.

한편, 박선아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사무국장은 천주교 신자들이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장례식장에서 바치는 성무일도와 새벽 미사에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경찰의 강제 부검 시도’를 걱정하며 매일 2명 이상의 사제가 밤을 새우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천주교인들의 집중행동은 백 씨에 대한 부검영장 유효기간이 끝나는 10월 25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수도회 단체들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봉헌하던 ‘신종 쿠데타, 신유신독재 타파를 위한 천주교시국기도회’를 10월 24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장소를 옮겨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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