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묵주.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하느님을 불러 본다

- 박춘식


누구나

마음 한 모서리에

쉽게 열 수 없는

아픈 상자를 지니고 있다

깊은숨을 내쉬던 어느 날

 

하느님 -

속으로도 안 들리는 목청으로

불러 본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9월 12일 월요일)

 
고향이나 가문이나 보이지 않는 뿌리를 생각할 때, 누구든 삶의 노끈으로 묶여 있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러다가 부끄러운 또는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기억의 언덕으로 올라옵니다. 숨겨 놓은 기억들이 힘이 되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후회 가득한 아픔이 되면, 하느님을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명절이 좋으면서도 한편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간절하기도 합니다. 하느님에게 온 삶을 맡긴 우리는 이럴 때 묵주기도가 좋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얼중얼 구슬을 넘기면서 장에 가신 어머니도 생각하고, 나를 괴롭힌 그놈은 지금 무얼 할까 하는 분심도 가지게 됩니다. 이번 추석에는 시간을 내어 꼭 묵주기도를 꼭 바치시기를 권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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