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순교 전야

- 박춘식


마지막 침상은

흙바닥 그리고 지푸라기였다

 
감옥문의 격자 안에서

큰 십자가를 찾아 만과를

이어서 묵주신공을 바치니까

달빛이 ‘아멘 아멘’ 보얗게 응답한다

하늘 열정으로 호흡을 나누듯

‘예수 마리아’

‘예수 마리아 요셉’

저절로 솟구치는 화살기도가

순교와 순교를 포개어 은하수까지 이어진다

 
순교자들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청정하였고

그렇게 그윽이 숭엄하였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8월 29일 월요일)

순교는, 하느님의 은혜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인간으로서 최고의 사랑 행위이고 희생이며 가장 위대한 신앙의 표현입니다. 믿음의 극점, 바람의 만점, 사랑의 정점이 곧 순교입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세상 여러 곳에서 순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마음 아픈 북한에서도 순교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순교에 대한 깊은 관심 그리고 순교를 실천하는 행동을 적극 배워야 하는 달이 순교자성월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순교 기록을 보면 막상 목숨을 바치는 순간보다도 감옥에서의 고통이 너무너무 심하였다고 합니다. 감옥이 무서워 배교한 분도 있다고 합니다. 가장 위대한 순교자 후손답게 가장 묵묵한 순교 정신을 가지시기를 엎디어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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