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마리아의 승천', 팔마 베키오. (1512-1514)

하늘 높이 오르시는

- 박춘식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라고 아뢰면서 빛을 품으신다

한평생

하늘 말씀을 껴안고

하늘 말씀 앞에서

하늘 말씀을 되새기시던 어머니

별을 바라보실 때만 고개를 드신 어머니


하늘 높이 오르시는

그 날도 처음같이

하느님께 조용히 아뢰신다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 바랍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 (2016년 8월 15일 월요일)


8월 15일은, 성모 마리아님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은 하늘로 올라가시기 보다, 하늘 땅 어디든 두 손을 펴시는 우주의 어머니가 되셨다는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8월 15일은 광복절입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바르샤바 게토 추모비 앞에 두 무릎을 꿇으며 “인간이 말로써 표현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했을 뿐이다”라고 한 겸허한 고백은 역사적인 유명한 말이 되었습니다. 일본에는 빌리 브란트 같은 분이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이든 나라이든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받지 못하면 반드시 미래가 어둡게 변합니다. 이는 동서양이 인정하는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부인하거나 바꾸려는 지도자와 백성에게, 그 역사의 조상들이 후손들을 절대로 도와주지 않습니다. 바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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