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과 백남기 대책위, 더민주당사 점거 단식 농성

세월호 가족과 백남기대책위가 8월 25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사를 점거하고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세월호 진상규명 당론 채택, 특별법 개정, 국회의장의 세월호 특검 직권상정,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개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당대표가 책임있고 구체적인 답변을 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대표는 지난 8월 3일 모여 여당과 상관없이 세월호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백남기 농민 사건 청문회 등 8개 현안에 공조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제1 야당인 더민주는 국회선진화법과 새누리당의 태도로 이를 관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의도 더민주 당사에는 현재 단식 9일 째인 장훈 씨를 비롯한 세월호 가족과 4.16연대 활동가,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 김영호 전농 의장 등 22명이 농성 중이다.

“이제와서 국회 선진화법이 문제라니....”

농성에 참여한 광주대교구 가톨릭농민회 신용생 부회장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확실한 증거가 있는 사건임에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강신명 전 청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퇴임을 했다”며, “여야를 떠나 국회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국민의 대표다. 국회선진화법은 핑계일 뿐,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톨릭농민회 손영준 사무총장은 “그동안 백남기 사건은 철저히 정부와 사법부, 경찰에 의해 버려진 사건이었다. 이번 농성은 국회마저 이 사건을 버릴 것 같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국회는 19대 때는 의석수, 지금은 새누리당의 비협조 핑계를 대고 있다. 그것이 야당이 할 말인가. 수많은 약속을 했지만 하나도 지킨 것이 없다. 그럴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13개 의원실이 참여하는 백남기 사건 해결을 위한 TF팀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당 지도부의 의지가 없어 청문회 개최 등의 의견이 관철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 세월호 유가족과 백남기 대책위 20여 명이 여의도 더민주 당사를 점거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정현진 기자

손 총장은, 더민주 박완주 의원은 심지어 “백남기대책위가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했다면서, “야당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서 이 사건을 풀어야 할 이들임에도 그렇지 못한 상황이 정말로 참담하다”고 말했다.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진상규명팀장을 맡고 있는 장동원 씨는 “9월 말 특조위 강제 종료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알려 달라는 것이다. 특조위 강제종료는 진실의 은폐다. 이 농성은 특별법 재개정을 야당이 절실하게 받아들여 달라는 호소”라고 말했다.

그는, “특검도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회의장이 의지만 있다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의 뚜렷한 입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단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3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었다. 더민주의 약속을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분명한 답을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더민주 초선의원 28명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 연장을 촉구하며 성명을 발표하고 청와대 앞에서 광화문 농성장까지 행진했다.

이에 대해 농성 참가자들은, “초선의원들이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모습을 지지한다”면서도, “의지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당의 조직적이고 공식적 행동이 필요하다. 새로운 당지도부에게 그것을 기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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