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은 사과 없이 퇴임

민중총궐기대회 물대포 진압으로 농민 백남기 씨가 쓰러진 지 285일째, 13만 5252명의 서명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전달됐다. 국회 청문회와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8월 24일 오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사건 발생 이후 아홉 달 동안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강신명 경찰청장이 아무런 처벌 없이 임기를 마쳤고 물대포 사용의 책임자들이 오히려 영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에 대한 국가폭력이 단죄되지 않고 오히려 관련자들의 승진을 통해 공공연히 조장되고 있는 현 상황은 명백한 민주주의의 위기이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백남기 씨 사건에 대해 가족과 농민, 노동단체가 꾸준히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 왔지만,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과 없이 8월 23일 임기 2년을 마치며 퇴임했다.

▲ 8월 24일 오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씨 사건에 대한 청문회와 대통령 사과, 책임자 처벌,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결과를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제공 =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

2015년 11월 2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강 전 청장은 백 씨 사건에 대해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중한 결과에 대해 저희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법적 책임은 공식적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경찰청 차장이었던 이철성 후보자를 신임 경찰청장으로 8월 24일 임명했다. 이 청장은 1993년 음주운전 사고를 냈으나 경찰 신분을 숨겨 내부 징계를 받지 않았으며, 2008년 KBS 노사 대립, 2013년 밀양송전탑 반대시위 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해 과잉진압 논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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