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되기 위해 준비 중인 서울대교구 신학과 4학년 학생들이 핵발전소, 농민, 백남기 농성장 등을 찾았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가톨릭대학교 서울교구 신학생 6명은 월성원자력발전소, 밀양, 내성천, 안동 농민, 여주 이포보 현장 등을 찾았다. 마지막 날 백남기 농성장을 찾은 신학생들을 만났다.

김강용 학생(프란치스코)은 농민의 말을 직접 들으니, 농촌의 현실은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쌀을 먹고, 우리 농산물을 지키는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학생들은 실습 둘째날 안동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 농민들과 만났다.

실습을 하면서 '예언서' 과목에서 배운 아모스 5장 24절 "공정이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게 된 김강용 학생은 하느님 말씀이 무엇인지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저 잠시 스치는 관심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문제가 잘 풀어지길 바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준 학생(안토니오)은 3박4일간의 일정 중 월성 핵발전소를 찾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인터넷으로 보고 주변에서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주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사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세상은 스마트폰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들어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정준(라우렌시오) 학생은 "환경문제가 사람이 사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개발과 오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시간을 내고 직접 찾는 등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느낀 점을 말했다.

실습 동안 신학생들을 이끈 맹주형 사무국장(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은 "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고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사제의 중요한 자세인데 그게 신학교 교육에서 약하다"며 사회사목 실습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들은 평생 핵발전소에 가지 않을 수도 있고, 농민과 막걸리를 마시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런 경험이 신부가 된다면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께한 백광진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도 농민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그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등 현실에 대한 감각을 키울 기회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교구 신학생의 사회사목 실습은 2000년부터 시작했다. 이번 실습은 서울대교구 신학교 4학년 3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환경, 노동, 빈민, 사회복지 등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지원해, 사회사목국 안의 해당 위원회를 따라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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