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2014년 4월 18일자 기사를 통해 좀 황당한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2014년 4월이면 아.... 세월호 침몰 사고가 벌어졌던 그때였습니다. 아마 이런 기사를 그때 접했다면 오히려 예수님의 재림이 없는 게 맞다고 했을 것입니다. 그만큼 세상이 어둡게 느껴졌던 때입니다. 부활절을 앞뒀으나 이런 비극 앞에서 그 축제를 맞는다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니 참으로 망연자실했던 때에 인터넷을 통해 퍼진 기사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관심이 없었는지 저는 두 해가 지난 요즘에야 그런 "괴담"이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그 내용은 예수님의 재림이 없을 것이라고 교황청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이야기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한 인터넷 상에 떠 있는 기사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하여 바티칸의 공식 입장은 찾을 수 없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그 대신 이 황당한 기사에 대해 사실관계를 설명해 주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듯 써서 인터넷 언론처럼 보이는 곳에 올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로 재미는 못 봤을 것 같습니다. 제가 두 해가 지난 시점에서 그것도 지인의 질문 덕에 이런 기사를 접했으니 말입니다.

이 기사를 보여 주며 재림이 없다는 게 사실인지를 묻는,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교황청에서 공식입장을 발표했는지를 묻고 싶었을 지인의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해 주는 게 좋겠다 싶어졌습니다.

▲ 예수님 재림 모습. (이미지 출처 = flickr.com)

기사를 읽으면서 우선 가장 이상했던 것은 교황청의 대변인 이름이 제가 아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대변인은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입니다. 그런데 조르조 살바도레 추기경이라는 사람이 바티칸의 대변인이고, 그가 예수 재림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처럼 기사는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중대 교리에 관한 발표를 WWN이란 곳에 말했다고 전하는 것도 좀 황당합니다. 무슨 단독 회견을 한 내용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WWN은 이 황당한 유사 인터넷 언론이라 할 수 있는 Waterford Whispers News의 머리 글자입니다. 바티칸이 이런 언론사에 교리상의 엄청난 주제가 바뀌었다는 것을 단독으로 전해 줄 리 있을까요?

게다가 당시 전 세계 추기경단에는 조르조 살바도레라는 인물이 없다는 걸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차라리 만우절에 이런 기사를 냈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냥 재미있게 노는구나! 정도로 취급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 허접한 장난을 저는 지인을 통해서 이제야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일부 개신교 신자들을 낚는 데는 성공한 모양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톨릭을 비난한다는 기사들이 여전히 여기저기 보입니다. 사실 무근을 확인했으면 알아서 내려 주는 예의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예 사실관계도 확인 안 하고 바티칸을 공격하고 싶어서 남겨 두는 것이라 양해해 주고 싶지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튼, 예수님의 재림은 언젠가는 이루어질 사건입니다.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기다리는 사건입니다. 개인 차원에서 그게 가능할지 말지도 두고 볼 일입니다. 제가 이 질문을 한 지인에게 해 준 짧은 답은, "예수님이 다시 오시기(재림) 전에 내가 먼저 떠날 것이라 이런 문제는 신경 안 쓴다"였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 정리하러 좀 빨리 오셨으면 요즘처럼 험한 꼴은 안 봐도 됐을 텐데.... 아무튼 주인이 언제 올지 알지 못하는 일꾼처럼 지금은 제 할 일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만우절에 어울리는 기사에 현혹되지 말고 진실을 찾는 일에 힘을 모아 주시길! 진실은 침몰하지 않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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