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구 성주군 신자 100여 명 참석

7월 18일 오전 경북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을 비판하고 평화를 비는 미사와 거리 행진이 열렸다.

500여 명의 천주교 신자, 수도자, 사제들은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한 뒤, 약 20분 거리에 있는 캠프캐롤 미군기지 앞까지 묵주기도를 하며 행진했다. 신자들은 미군기지 앞에서 짧은 집회를 마치고, 평화를 기원하는 뜻이 담긴 리본을 기지 입구 다리 난간 등에 매단 뒤 수도원으로 돌아왔다.

한국,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성주에 살고 있는 정한길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회장은 오늘 미사에 성주 지역 신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정 회장은 "지역 천주교뿐 아니라 종교계가 (사드 문제에 대해) 바른 말을 하고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 7월 18일 오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봉헌됐다. @강한 기자

미사를 주례한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는 미사를 시작하며 "사드 미사일 배치가 동북아 평화와 우리 민족 통일과 미래에 미칠 파장을 염려하며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정착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론에서 박 아빠스는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사드 배치로 더더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고, "신냉전 체제로 고착화되며 평화, 상호 번영, 대화, 통일, 신뢰, 화해라는 가치는 질식 직전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국방, 안보 분야 전문가 아닌 우리가 참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그러나 그리스도의 평화를 세상에 전파할 전문가들인 우리는 참된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예언자로서의 사명을 지금 여기서 선포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주군 사드 배치 결정과 함께 시작된 논의는 '국론 분열'이 아니며, 참된 국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하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성주군의 형제자매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7월 18일 오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봉헌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생명평화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강한 기자

캠프캐롤 기지 앞에서 행진을 마친 뒤 연 집회에서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장 황동환 신부는 남한에 사드가 배치되면 "남북 대결로 인한 질곡에 더해 북중러 한미일 대결 체제로 인한 감당할 수 없는 멍에를 우리 국민에게 안길 것"이라며 "우리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사드 배치 지역민의 희생만 강요하는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민들의 깨어 있는 의식으로 사드 한국 배치를 반드시 막아내자"면서 "사드는 이 나라 이 땅 그 어느 곳에도 배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가 공동주최했으며, 대전, 의정부, 부산 등에서도 참석했다. 미사 말미에는 7월 15일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평위가 함께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힌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대구대교구 정평위원장 신종호 신부가 낭독했다.

▲ 7월 18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봉헌된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생명평화미사'를 마친 신자들이 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강한 기자

▲ 7월 18일 사드 배치 반대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든 천주교 신자들이 캠프캐롤 미군기지를 향해 걷고 있다. ⓒ강한 기자

▲ 7월 18일 사드 배치 반대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든 수도자들이 묵주기도를 하며 걷고 있다. ⓒ강한 기자

▲ 7월 18일 캠프캐롤 미군기지 앞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집회를 마친 신자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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