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어려운 이 돕자"

교황청이 ‘하느님 자비의 수혜자이며 도구인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란 제목으로 이슬람인에게 라마단과 파재절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무슬림'이란 "(하느님께) 복종하는 자"라는 뜻의 아랍어로서 이슬람인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말이다.

교황청 종교간대회평의회 의장 장 루이 토랑 추기경과 사무총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의 이름으로 나온 메시지에는 “라마단과 파재절은 전 세계 이슬람교인이 금식과 기도와 선행에 집중하는 중요한 종교 행사”라며, 이를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토랑 추기경은 “여러분의 성지순례, 주로 메카와 메디나로 향하는 순례는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교인 순례자들에게 하는 유명한 축원 가운데 하나는 ‘복된 순례가 되어 노고에 치하 받고 죄의 용서를 얻기를 기원합니다’”라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 하느님께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순례를 하는 것이 진정 믿는 이들이 행하는 중요한 관습이라고 했다.

또한 분쟁과 폭력에 희생되는 사람들, 노인, 어린이와 여성, 인신매매의 희생자들, 빈곤, 질병, 자연재해, 실업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힘을 합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자고 당부했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이스티크랄 사원에서 파재절에 기도하는 모습. (사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한국 이슬람교의 이주화 이맘(이슬람 성직자를 부르는 말)은 22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매년 한국 가톨릭으로부터 이 라마단 축하 메시지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이번 메시지를 아직 읽진 못했지만 “이슬람의 평화나 사랑이 다른 종교와 다르지 않고, 단식을 통해서 인류평화와 함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에서 아홉 번째 달로, 이슬람의 성경인 쿠란이 백성의 길잡이로 내려온 것을 기념해 이 달 내내 동이 틀 무렵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음식, 술, 성교를 금하도록 계율로 정해져 있어서 "단식월"이라고 하기도 한다. 올해 라마단은 6월 6일부터 7월 5일까지며 파재절은 라마단이 끝나는 날을 뜻한다.

교황청은 해마다 라마단과 파재절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한국 천주교주교회의도 이 메시지를 번역해 한국 이슬람 중앙회에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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