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프타르 코리아’ 행사 열려

지금 이슬람교인들은 라마단을 지내고 있다.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인들은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가지 금식을 하고, 해가 진 뒤에 첫 식사를 한다. 이 첫 식사를 ‘이프타르’라고 부른다.

9일 저녁 ‘이프타르’를 함께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메나 클럽(MENA Club)의 회장 안정국 교수(명지대 아랍지역학과)는 라마단에 대해 “하루의 단식을 마치고 처음하는 저녁 식사 때 매일매일의 축제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프타르가 하루 종일 굶고 물도 마시지 못하고 금욕생활을 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며, 자선을 베풀고 용서과 관용, 화해를 하는, 종교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9일 저녁 서울에서 이슬람교 라마단 기간에 금식 뒤 첫 식사인 '이프타르' 행사가 열렸다. 주최측인 메나 클럽은 이프타르를 위해 이슬람 음식을 준비했다. ⓒ배선영 기자

라마단은 이슬람력에서 아홉 번째 달로, 쿠란이 백성의 길잡이로 내려온 것을 기념해 이 달 내내 동이 틀 무렵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음식, 술, 성교를 금하도록 계율로 정해져 있어서 "단식월"이라고 하기도 한다. 올해 라마단은 6월 18일부터 7월 16일까지다.

메나 클럽은 이슬람 신자 여부와 상관 없이 중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지난해 11월에 발족했다. 안정국 교수는 중동과 우리 사회의 문화적 소통을 위해 “이슬람 문화 중 우리 사회에 가장 많이 알려진 라마단 단식”을 메나클럽의 첫 번째 행사로 열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이 자리에는 중동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160여 명이 모여, 저녁 8시쯤 ‘이프타르’ 만찬을 즐겼다.

이프타르를 처음 경험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유영훈 사묵국장도 “이런 문화 교류가 자주 있으면 서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처음 맛본 이슬람 음식이 “입맛에 맞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만찬 뒤에는 라마단 단식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가 열렸다. 여기에는 ‘비정상회담’에서 이집트 대표로 출연 중인 새미 라샤드,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언론,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송보라 씨,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김정명 교수가 참여했다.

김정명 교수는 라마단은 ‘달’ 이름이며, 라마단이 특별한 달인 이유는 이때 예언자 무함마드가 처음으로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알라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2015 이프타르 코리아' 행사에서 라마단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배선영 기자

8년 전에 이슬람교인이 된 한국인 송보라 씨는 라마단이 한국의 추석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식 때문에 살이 빠지거나 고난의 시간일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평소에 먹지 못했던 음식을 준비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 더 많은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식비가 줄지 않는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안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이슬람교인은 약 20만 명이며 이 중 한국인은 4만 명이다.

그는 “라마단은 지옥같은 금식이 아니라 마음을 수양하고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난해서 못 먹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김정명 교수도 모로코에서의 경험을 들며, 라마단 기간에 식사를 할 때는 그릇을 더 놓는다고 했다. 친구, 친척, 헤어졌던 가족 등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약속없이 불쑥 찾아가도 복을 불러온다고 믿으며, 멀어졌거나 싸웠던 사람과도 화해하고 친목을 다지는 축제라고 했다.

새미 라샤드는 라마단 단식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아이, 임산부, 만성질병이 있거나 여행 중인 이는 단식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생리 중인 여성도 마찬가지인데, 생리가 끝나면 단식을 지키지 못한 만큼 나중에 보충하면 된다.

또한 송보라 씨는 라마단 기간에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주인들이 선행이라고 생각해 옷가게 등에서 할인을 해 준다고 했다. 김정명 교수도 쇼핑몰이 늦은 시간까지 열려 있기 때문에 최대 소비 시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중동과 관련해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이 기간에 중동을 방문하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오히려 한 달 내내 저녁만찬이 계속돼 같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밤새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사업 활동을 하기 좋은 기간이라고 조언했다.

주한 카타르대사관의 구바라 파들 경제자문관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좋은 행사며, 이프타르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마련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지난 6월 12일 라마단 축하메시지를 보내며, 함께 가난한 이들과 병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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