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해에 읽는 요한복음수난기 묵상, 다 이루어졌다", 한재호, 바오로딸, 2016

해마다 성지 주일과 성금요일에는 수난복음을 듣는다. 그런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당황스럽게도 “다리가 아프다”이다. 게다가 성금요일에 읽는 수난 복음은 요한 복음 18, 19장으로 무려 82절에 이른다.

수난 복음은 한 번에 읽기에는 긴 글이다. 그러나 이 긴 글에 있는 예수의 수난이 내 생활과 연결되고 예수님이 했던 고신극기를 나의 일상에서 체험하며 사순 시기를 보냈다면 수난기의 굽이굽이에 마음이 함께 저려 올 것이다. 그리고 다리가 아프다는 것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 "자비의 해에 읽는 요한복음수난기 묵상, 다 이루어졌다", 한재호, 바오로딸, 2016
요한 복음의 수난기를 사순 시기 동안 매일 나누어 읽고 묵상하며 구체적인 실천까지 할 수 있는 책이 바오로딸에서 나왔다.

“다 이루어졌다”는 요한 복음 수난기를 40일로 나눠 묵상과 실천을 함께할 수 있게 했다. 하루치의 수난기는 복음 해설, 기도, 징검다리로 구성됐으며 이중 징검다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난 복음을 실천하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당이나 직장, 가정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가장 더러운 곳을 청소합시다.”, “오늘 하루 커피나 차, 음료수나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합시다. 그 금액은 주일에 봉헌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합시다.”, “최근에 내뱉었던 말 가운데 후회되는 말 다섯 가지를 떠올려 봅시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이 다시 온다면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생각해 봅시다.”와 같은 실천 사항이다.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을 물리치고 단식했던 것을 사순 시기에 본 받고 실천하자고 외치지만 정작 실천하려고 하면 그 방법은 모호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지금 당장 행동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분명하고 명확하다. 또한 복음 실천이 2000년 전의 이스라엘에서 통용되던 관습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실천 사항을 통해 강조한다.

이 책은 광주가톨릭대학에서 바오로 서간을 강의하는 한재호 신부가 썼다. 또한 책이 작고 가벼워 간편하게 들고 다니며 읽기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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