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와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 진 토마스 신부 기도, 글, 강 안나 수녀 작품, 분도출판사, 2016

해마다 사순 시기가 되면 각 본당에서는 십자가의 길 기도 바치기를 격려한다. 그래서 함께 이 기도를 하거나, 신자 각자가 바치기도 한다. 또 어떤 수도원은 매일 바친다.

그렇다면 이 기도는 사순 시기의 레지오 회합의 활동 보고용인가, 아니면 “나도 뭔가를 했다”는 마음의 위로용인가.

▲ "수도자와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 진 토마스 신부 기도, 글, 강 안나 수녀 작품, 분도출판사, 2016
분도출판사에서 진 토마스 신부가 기도, 글을 쓴 “수도자와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을 내놨다. 이 얇은 책은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을 걷는 예수를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구체적 행동 방법과 덕목을 제시하고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 자비 등을 청하는 기도를 실었다.

예를 들어, 제10처(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에서 이 특징이 잘 드러나는데, 자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를 꺼리는 모습을 고백하면서,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청한다. 그리고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잊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 책을 순서대로 읽으면 십자가의 길 기도 한 번을 온전하게 바칠 수 있다. 각 처는 묵상과 기도가 주요 내용인데 묵상은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 처에서 예수가 느꼈을 심리 상태 위주로 서술되어 있다. 이어지는 기도는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갈등 상황을 보여 주고, 이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제8처(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에서 “남의 입장, 도와주는 모든 이들의 정성을 잊어버리기가” 쉬울 때 “좁은 아집을 벗어나, 남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는 말을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이 책을 따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치고 나면 책의 뒤쪽 날개에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수도자들이 행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예수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는 행렬의 느낌이다.

이 책에 있는 14처의 이미지는 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에 있는 십자가의 길이고,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강 안나 수녀의 작품이다.

기도와 글을 쓴 진 토마스 신부는 독일인이며 1962년 한국에 왔다. 진 신부가 상주 서문동 본당에서 일할 때 쓴 기도와 글이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안에서 복사본으로 전해졌으며 이 글을 널리 알리면 좋겠다는 수녀회의 요청에 따라 올해 사순 시기에 책으로 나왔다.

▲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사진 제공 = 분도출판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