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째 호전 안 되고 병원비 액수 커

농민 백남기 씨(임마누엘, 68)가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중태에 빠진 지 25일째다. 백 씨는 여전히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가운데, 병원 앞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이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매일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가톨릭농민회 손영준 사무총장은 백남기 씨가 물대포 시위 진압으로 중상을 입은 데 대해 국가배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12월 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또 손 사무총장은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과 서울지방경찰청장, 현장지휘관을 고발했다”며 “보름 정도 지났고, 고발장이 접수돼 배당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찰이) 고발인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발 주체는 가족과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다.

▲ 지난 11월 19일 백남기 씨가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 앞에서 열린 회복 기원 촛불 문화제에 참석한 농민들이 기도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백남기 씨가 25일째 입원하는 동안 발생한 병원비를 묻는 질문에 손 사무총장은 구체적 금액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 “초기에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대책위의 입장은 “국가배상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백 씨의 가족들이 병원비로 인해 고통 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에서, 우선 발생하는 병원비는 대책위가 감당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대책위와 가톨릭농민회는 모금도 진행 중이다.

백남기 씨는 11월 14일 이후 계속 중태에 빠져 있다. 손영준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백 씨의 건강 상태를 물을 때가 가장 괴롭다며, “(병원에) 오실 때부터 아주 위중한 상황이었고, 크게 호전되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뇌파 검사 결과 뇌사 상태가 아니라는 정도의 결과를 전달 받았다”고 덧붙였다.

백 씨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도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상태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7일에는 “칠십의 연세에도 팔 근육이 울퉁불퉁했던 아빠는 3주 만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른 모습으로 주사바늘들을 지탱하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백남기 씨가 중상을 입은 뒤 그 동안 경찰이나 정부 측에서 나온 반응은 ‘안타깝다’는 것과 ‘법률관계를 명확히 규명해야 하며 정당한 공권력 행사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1월 23일 ‘인간적으로는 안타깝다’면서도 법률적 책임이 따르는 사과는 거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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