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 북한에 성당 57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기도운동을 11월 24일부터 본격 시작한다. 한국전쟁 전 북한 지역에 있었던 57개 천주교 성당과 신자 공동체를 기억하자는 취지다.

서울대교구는 교구 인터넷 매체 <가톨릭서울>에 이 기도운동은 광복과 분단 이후 어려운 상황을 겪어 온 “북녘 교회와 신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기도운동은 이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북한의 57개 본당(성당) 중 1개 이상을 마음에 두고 매일 오전, 오후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와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 기도운동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 단체협의회(평협)를 중심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서울대교구는 이번 기도운동을 위해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추진위원회를 만들었으며, 교구 평협 권길중 회장이 위원장이 됐다.

▲ 지난 1월 6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차 미사’가 끝난 뒤 염수정 추기경(서울대교구장, 오른쪽 둘째)이 평양교구 관후리 주교좌성당을 본뜬 모형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한 기자

서울대교구가 제시한 북한 지역 본당 숫자는 지난 1월 6일 명동대성당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차 미사’ 때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가 밝힌 54개에 비해 3개 늘어난 것이다. 교구 민화위원장 정세덕 신부는 “함흥(교구)과 덕원(자치수도원구) 쪽 조사를 하고 자료를 수집했는데, 성 베네딕도회에서 본당을 설정했던 자료가 발굴돼 3개가 늘어났다”고 11월 2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화요일마다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도 매주 북녘 본당 2곳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구 민화위에서는 북녘 57개 본당에 대해 신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내 책자와 동영상을 만드는 중이며, 본당이나 단체에서 교육을 요청하면 직접 찾아갈 예정이다.

‘내 마음의 북녘 본당 갖기’ 시작 미사는 24일 오후 7시 명동성당에서 봉헌되며, 북한 지역 교구의 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평양교구장 서리), 김운회 주교(함흥교구장 서리), 박현동 아빠스(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가 공동집전한다.

한국 천주교는 분단 70년이라는 2015년의 상징성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한 활동과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주교회의는 남북한 정부에 서로 조건 없이 용서하고 화해할 것을 요구하는 분단 70년 담화문을 발표했으며, 12월 31일까지 남북한 전체 인구를 상징하는 ‘묵주기도 8000만 단’을 바치기로 하는 등 기도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교구에는 평화나눔연구소, 의정부교구에는 동북아 평화연구소가 새로 만들어졌다. 남북 천주교 신자 공동으로 추진하던 ‘신앙대회’는 개최가 어렵게 돼, 이를 대신해 지난 10월 경기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주교단이 공동집전하는 평화 기원 미사가 열렸다.  한편, 정의구현사제단은 10월 23-27일 북한을 방문해 조선 카톨릭교협회 신자들과 함께 평양 장충성당에서 평화통일 기원미사를 봉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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