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대주교, "제발 깨어나길 바란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 가톨릭농민회 이영선 신부 등이 백남기 농민(임마누엘)이 입원 중인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17일 오후 3시 40분 쯤 백남기 씨(68)가 입원한 중환자실에 도착한 주교들은 백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 가족들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했다.

▲ 김희중 대주교와 유흥식 주교가 백남기 씨의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 ⓒ정현진 기자

김희중 대주교는 혼수상태에 있는 형제와 아파하는 가족들에게 교회가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위로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면서, "제발 깨어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가 폭력집회 등을 운운하는 데 대해서 김 주교는 이 순간은 시시비비를 따질 것이 아니라,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소식을 듣고 사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생존권을 위해 싸우는 이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명에 반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많은 이들이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대주교는 백남기 씨가 속한 광주대교구 교구장이기도 하다.

유흥식 주교도 제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는 국민이 시위를 할 수 있는 것임에도, 국민이고 백성인데 그렇게 진압해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일에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유 주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교회가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서는 "언제 어떻게 할지 확실히 답할 수 없지만, 이 사건을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복음적인 것인지 고민하고, 무엇보다 이후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반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교들을 만난 백남기 씨의 부인은 남편이 바란 것이 항상 좋은 세상을 이루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위해 일하다가 이렇게 됐다면서, 남편이 깨어날 수 있도록 기도로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가톨릭농민회와 전국농민총연맹은 현재 공동대책위를 꾸리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또 각 교구 가톨릭농민회는 17일부터 매일 오후 4시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미사를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봉헌하기로 했다.

백남기 씨는 가농 전남 연합회 회장과 전국 부회장, 우리밀살리기운동 전국회장을 지낸 바 있다.

▲ 전국 가톨릭농민회는 17일부터 매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쾌유기원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으며, 주일에도 이어진다.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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