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교구장들, 부활 희망 속 위로

4월 5일 예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천주교 각 교구 교구장들의 부활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오늘(3월 27일)까지 주교회의 홈페이지와 교구 홍보 부서를 통해 발표된 8개 교구 부활 메시지를 살펴보면, 1주년을 앞둔 세월호참사, 빈부격차 등 사회 문제, 테러를 언급한 경우가 많았다.

세월호참사 피해 지역인 안산을 관할하는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정부는 사고 뒤 1년이 다 되도록 아직도 이렇다 할 참사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고, 희생자 가족들과 시민들은 절망의 슬픔으로 탄식하며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주교는 용기와 믿음을 강조하며 “주님은 고통과 절망 중에 있는 사람을 홀로 버려두시지 않는다”고 격려했다.

프라 안젤리코의 “나를 만지지 말라”(Noli Me Tangere). 부활한 예수를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가 기뻐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미지 출처=wikiart.org)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세월호 유가족을 예수의 무덤 앞에서 울고 있던 마리아 막달레나에 비유하고,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1)라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위로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된 모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부활하신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기원한다”면서 “주님 은총의 힘으로 희생자들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유가족들은 하루빨리 슬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염 추기경은 지난 2월 25일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7대 종단의 참여로 시작된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나 자신부터 시작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쇄신의 기치를 드높여 나가겠다는 선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훌륭한 실천운동이 각 계층에서 활발하게 이어져 우리 사회가 좀 더 밝고 평화롭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올해의 교구 사목 지표가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라고 되새기며, “정말 중요한 한 가지 훈련은 바로 고통 중에 있는 형제들을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주교는 “주님의 모습을 소외된 이들 가운데서 발견하고 그분께 봉사하는 것은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부활을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고 자기 시간과 재물을 내놓을 때 십자가를 진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평신도는 교회에 속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분명한 의식을 지니셔야 한다”면서, 교회도 사제, 교계 중심적 모습에서 벗어나 평신도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부산교구장 황철수 주교,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는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말하는 부활의 다양한 의미를 소개하며, 부활에 대한 증언이 믿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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