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군중 모여

▲ 2015 교황 프란치스코 필리핀 방문 공식 로고 (이미지 출처=tonyocruz.com)
프란치스코 교황은 필리핀 방문 중에 가난한 이들에게서 존엄한 삶을 빼앗아가는 부패를 비난하고, 거리 아동들을 방문했으며, 2013년의 태풍 하이옌의 생존자들을 찾아 타클로반을 방문했다.

교황은 호세 리잘 공원에서 일요일인 18일 600만 명이 모인 가운데 야외 미사를 드렸다. 이 600만 명은 교황을 보러 미사장으로 가는 길 옆에 모인 사람들을 포함한 숫자다. 1995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는 500만 명이 모였는데, 이는 교황 행사 가운데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다.

이 날은 필리핀의 최대 축제인 산토 니뇨(아기 예수) 축일이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토 니뇨의 의미는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 가정의 구성원”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미사장으로 가는 길에 필리핀의 유명한 서민 교통수단 “지프니”를 개조한 교황차를 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에 걸친 필리핀 방문 기간 대부분을 가난한 이들과 만나는 데 썼다. 그는 필리핀이 수치스런 가난을 없애야 한다며 필리핀 정부가 부패를 없애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요즘 필리핀 정부는 필리핀 가톨릭교회가 정부의 부패를 잇달아 비판하는 중에 관계가 불편한 상태다. 아키노 대통령은 교회가 전임 아로요 정권 때는 가만히 있다가 자기에 대해서는 “터럭만한 문제도 마치 죽을 죄처럼” 비난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요일인 18일 마닐라 가톨릭대학에서의 미사에서 두 어린이가 자기들이 거리에서 살며 가난하게 커온 얘기를 하는 것을 들을 때는 거의 울 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아이는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이 거리에서 자라다 창녀가 된다면서, 이렇게 울면서 물었다. “왜 하느님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시나요? 죄없는 아이들에게까지도 말이에요. 그리고 왜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그렇게 적나요?”

교황은 자신도 대답할 말이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직 우리가 우는 법을 알 때에야 너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조금 가능해질 것 같구나.” 그리고 교황은 이렇게 말을 이었다. “한계에 놓인 사람들, 버려진 사람들이 울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든지 간에 도움이 별 필요 없는 넉넉한 삶을 사는 사람들, 우리는 우는 방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교황은 스리랑카 방문에 이어 15일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19일 로마로 귀환했다.

필리핀은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 국가로서 국민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80퍼센트가 넘으며, 바오로 6세 교황이 1970년에 아시아를 처음 방문한 곳이다. 이 밖에 아시아의 가톨릭 국가로는 국민의 90퍼센트가 신자인 동티모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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