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 위해 진실 추구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한국 방문에 이어 스리랑카와 필리핀 방문에 나서며 아시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조셉 바즈 신부.(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13일 스리랑카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에는 조셉 바즈 신부를 시성하고, 동북부의 마두 성모성지로 이동해 묵주기도를 드렸다.

스리랑카는 불교인이 거의 70퍼센트를 차지하며 그리스도교 신자 비율은 7퍼센트가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동북부에 밀집한 타밀족 이슬람 신자가 많다.

조셉 바즈 신부(1651-1711)는 인도 출신으로 스리랑카로 건너와 선교했다. 당시 스리랑카는 포르투갈로부터 지배권을 넘겨받은 네덜란드 통치 아래에 있었는데, 칼뱅주의 개신교를 국교로 삼고 있어서 가톨릭을 탄압했다. 하지만 그는 전국을 돌며 각지에 숨은 가톨릭신자를 만나 영성체를 해 줬고 마침내 가톨릭교회를 재건했다. 그는 스리랑카의 첫 번째 성인이다.

마두 성모성지는 스리랑카의 다수 민족인 싱할리족과 동북부의 소수민족 타밀족 사이에 1980년대부터 30년에 걸친 내전이 벌어지던 기간에 수많은 타밀족 난민을 수용해 보호한 곳으로, 불교인인 싱할리족과 이슬람인인 타밀족 사이에서 스리랑카 가톨릭교회의 중립적 위상과 국가 화해노력을 상징한다. 약 10만 명이 죽은 이 내전은 2009년에야 정부군의 승리로 끝났다.

교황은 13일 도착성명에서 오랜 내전으로 빚어진 국가 분열을 치유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서는 “진실 추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전 중에, 그리고 내전 뒤에 타밀 반군 측에 섰던 타밀족에 대한 인권침해가 국제연합의 조사 등으로 큰 국제문제가 되었으나 라자팍사 대통령은 이를 주권 간섭으로 간주하고 강력히 반발했었다.

스리랑카는 교황 방문 직전인 8일 대통령선거를 했으며, 이 결과 야당의 시리세나 후보가 당선돼 9일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한편, 로마에서 밤비행기로 와서 한 시간 동안 공항에서 시내까지 늘어선 환영 인파를 지나가면서 뜨거운 햇볕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피로에 지쳐 일부 일정을 취소했다. 교황은 올해 78살이다.

교황은 15일 다음 방문지인 필리핀으로 떠난다.

교황청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월 7일 언론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에 한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10년 새 교황이 아시아를 방문한 적이 없어서 아시아에 교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리랑카를 방문한 세 번째 교황이 된다. 바오로 6세 교황이 1970년에 처음 방문했으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5년에 방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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