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출처 : americamagazine.org, 번역 : 노주현)

시노달리타스(함께 걷기)에 대한 세계주교시노드에서 서구 언론은 여성 사제 서품, 기혼 사제, 동성 커플 축복과 같은 제한된 수의 핵심 문제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시노드 참가자들의 40페이지 분량 종합 보고서(이하 보고서)에 교회의 중대한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몇 가지 놀라운 보석이 숨어 있다.

첫째, 평신도 참여에 대한 새로운 강조다. 다른 그리스도교 교회보다 가톨릭교회는 매우 위계적이다. 이번 시노드, 특히 원탁회의 대화는 여성과 젊은이를 포함한 평신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교종님께서 소집한 시노드의 길은 세례받은 모든 사람을 참여시키는 것이다”라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우리는 이 일이 일어나기를 열망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헌신하고 싶다.”

둘째, 시노드는 “성령 안에서 대화하는 것”을 권장한다. 종합 보고서는 이 용어가 “성령께서 교회에 말씀하시는 것을 식별하기 위해 진정한 경청을 가능하게 하는” 실천을 의미하며, “대화”는 단순한 대화 그 이상을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대화’(conversation)는 단순한 의사소통(dialogue) 이상의 것을 표현한다. 이는 조화로운 방식으로 생각과 감정을 섞어 공통의 활기 있는 세상을 만든다.”

셋째, 보고서는 불일치와 불확실성을 인정한다. 과거에는 교계가 이를 은폐하고 신자들과 세상에 단결된 전선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첫 페이지에서 "총회에서 표명한 다양한 발언과 수많은 입장”을 인정하고, "다른 견해에 즉각 반박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경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민감한 쟁점에만 초점을 맞추면 교회 개혁의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이어지는 각 장에서는 “사목적, 신학적, 교회법적으로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필요한” “고려할 사항(다루어야 할 질문)” 아래에 불일치와 불확실성을 나열했다.

보고서는 또한 그 분열을 인정한다. “교회도 전례 생활과 윤리적 사회적 신학적 성찰과 같은 중요한 영역에서 양극화와 불신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대화를 통해 그 원인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친교와 화해를 활성화하는 용기 있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넷째, 보고서는 여성의 우려를 다룬다. “아직도 성폭력과 경제 불평등, 여성을 대상으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깊게 새겨진 사회 안에서 여성들은 정의를 외친다. 여성들에게는 인신매매, 강제 이주와 전쟁에서 비롯된 상처가 있다. 여성에 대한 사목적 동반과 확고한 옹호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는 “여성에 대하여 논의 혹은 문제 하나로 말하는 오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대신 우리는 하느님 계획의 지평을 더욱 잘 이해하고자 남성과 여성이 대화하는 그런 교회를 발전시키기 원하며, 그 계획 안에서 모두가 종속과 배제, 경쟁이 없는 주역들이다.”

시노드는 교회에서 “여성들이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사목과 직무에 책임자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결론 내렸다.

다섯째, 시노드는 “품위 있는 삶을 사는 데에 필요한 것을 갖지 못한” 가난한 이들을 잊지 않았다. 대신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그들’과 ‘우리’라는 용어로 교회가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것을” 피해야 하며, 그들의 존엄성을 강조한다. “가난을 경험한 이들을 중심에 두고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은 교회가 더욱더 실행해야 할 일이다.”

여섯째, 교회는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에 맞서 싸우라고 요청하며, “이주민과 난민 수는 늘어가는 한편, 그들을 기꺼이 환영하는 태도는 줄어들고 외국인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점점 짙어지는 이 세상”에 맞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안에 인종적 불의를 조성하거나 유지하는 시스템을 파악하고 고려해야 한다. 인종 차별의 죄를 근절하기 위하여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도와주면서 치유와 화해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

2023년 10월 28일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주교회의 마지막 실무회의를 마치며 프란치스코 교종이 축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CNS, Vatican Media)<br>
2023년 10월 28일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주교회의 마지막 실무회의를 마치며 프란치스코 교종이 축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CNS, Vatican Media)

일곱째, 교회 내 성적, 영적, 경제적 남용과 권력과 양심의 남용의 문제는 반드시 다루어야 하며, 교회는 성직자의 이러한 남용 혐의를 처리하기 위해 주교에게서 분리된 사법 기관을 설립하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같은 “남용 방지를 위한 구조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여덟째, 시노드 참가자들은 사제 양성의 개혁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양성은 신자들의 일상생활과 유리된 인위적 환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양성 프로그램을 철저히 검토하고 여성과 가정들이 이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이 보고서는 “하느님의 모든 백성(평신도, 축성 생활자, 수품 직무자)”을 위한 공동 양성 프로그램을 권고했다. 또한 주교회의에 “평생 양성과 학습하는 문화를 조성”할 것을 요청했다.

아홉째, 시노드는 주교, 사제, 부제가 교구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방식과 온갖 형태의 남용에 대한 정기 검증를 요구했다. 이는 “주교의 권위 행사 방식, 교구 재산 관리, 참여 조직 작동, 그리고 모든 가능한 형태의 남용에서 보호하는 것과 관련하여 주교의 활동을 정기 검증”하는 것을 포함한다.

열째, 보고서는 가톨릭 예식에 사용하는 본문이 “신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문화의 다양성에 더욱 토착화”되어야 한다고 언급하며 전례 언어를 다루었다. 뒷부분에서 전례문과 교회 문헌은 “남성과 여성을 동등하게 고려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또한 여성의 경험에서부터 더 폭넓게 길어 올린 단어, 표상 그리고 이야기들을 많이 포함하도록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열한째, 비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 즉 “성체성사적 환대(Communicatio in sacris)”를 제기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대가 교회, 신학적 문제 못지않게 사목 문제라며 “혼종혼 부부에게 특별히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노드는 평신도가 바티칸 최고 직책을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교종청 고위 성직자를 주교로 서품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신중한 평가를 요청했다.

열두째, 보고서는 교회에서 부제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루었다. 부제는 대체로 사제직을 향한 디딤돌로 간주된다. 보고서는 부제들의 직무가 “공동체 안의 가난한 이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봉사”보다는 부제들의 전례 직무에 강조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므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부제 직무 실행에 대해 평가할 것을 권고한다.” 

열셋째, 교종청 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시노드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2022년 3월에 발표한 교종령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에서 밝힌 내용을 확인했다. “교종청은 교종과 주교들 사이에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교종과 주교들 각자의 본성에 고유한 방식에 따라 그 양편에 봉사한다.”

시노드는 특히 주교들이 로마를 정기 방문하는 동안 교종청이 “지역 교회의 목소리에 더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이는 “친교, 그리고 단체성과 시노달리타스의 참된 실현을 촉진하는 개방적인 상호 교류”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열넷째, 보고서는 교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든 차원에서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를 강조하기 위해 “지금은 교회법의 폭넓은 개정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본당(성당)과 교구에서는 사목협의회가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최근에 열린 호주의 전국 공의회를 사례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시노드는 “하느님 말씀과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매일의 친밀감을 살아가는” 작은 그리스도인 공동체(소공동체)를 장려하고 그들의 본성에 따라 시노드 스타일을 양성하고자 한다. 시노드 참가자들은 “우리는 그들의 잠재력을 발전시키도록 부름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언론에서 이러한 보석 같은 내용을 다룬 것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우리에게 시노드에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말하도록 놔둔다면, 우리는 교회 개혁을 위한 중요한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기사 원문 : https://www.americamagazine.org/faith/2023/11/08/synod-synodality-synthesis-document-246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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