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5] 주교들과 '나우'들의 대화

올해 가톨릭동북아평화포럼에는 한국, 일본, 미국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일명 “나우(NOW)”팀. 나우라는 이름은 “나와 우리, 지금 여기, 하느님의 현재적 순간, 새로운 관계 맺기”를 상징한다.

2023 가톨릭동북아평화포럼에 참가하는 한국, 일본, 미국의 젊은 세대들 모임인 ‘나우’는 2020년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청년 모임 ‘샬롬회’와 일본 청년들의 만남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교류와 만남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고 이들은 온라인 모임을 시작했다. 한일 청년뿐 아니라 미국의 청년들, 젊은 사제들도 동참하며 이어진 정기 모임을 통해 각국 청년들의 현실과 삶에 대한 이야기, 평화에 대한 고민 등을 나눴다.

'나우'팀은 지난 9월 한국 파주 일대에서 열린 평화문화제로 2박 3일간 만남에 이어 이번 평화 포럼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포럼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면서 갖게 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고민을 주교들에게 건넸고, 주교들은 이 질문들에 답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조민아 교수(미국 조지타운대)는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공원에서 봤던 원폭 희생자들의 모습을 말하면서, “전쟁과 폭력으로 사라진 모든 영혼에 빚진 마음으로 있다. 원폭 희생자, 제국주의에 희생당한 영혼,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피해자, 한국전쟁 피해자, 한국군의 폭력으로 희생당한 베트남전 희생자, 이 순간 우크라이나전, 팔레스타인인들, 하마스로 희생당한 이스라엘인도 기억한다”며, 대화에 앞서 그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했다.

또 조 교수는 이날 오전 미사에서 미국 리차드 페이츠 주교(더뷰크대교구 교구장 서리)가 원폭 희생자들에게 깊이 사과한 것에 감사한다면서, “이것이 평화를 만드는 종교의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츠 주교는 히로시마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봉헌한 미사에서 “원자폭탄 투하로 사망한 이들을 추모하며, 다시는 이런 핵폭탄이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부도덕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폭탄 투하는 미국 정부의 실수였으며, 이 피해에 대해 화해를 구하며 기도한다. 지속적 애도와 사과를 전한다”며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민아 교수는 1945년 8월 6일 바로 직전에 찍힌 사진 속 아이들을 보면서, 젊은 세대의 웃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우’팀이 가졌던 공통적 문제의식은 전쟁을 겪고, 많이 알고 있는 기성세대의 전쟁과 평화는 젊은이들의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항상 긴장 상태인 한반도에서 일상 안에서 평화, 전쟁에 대해 고민할 공간이 없다는 것에 대한 성찰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28일, 일본 히로시마교구 세계평화기념성당에서 열린 “주교님들과 나우들의 대화” 내용을 전한다.

청년들과 주교들이 '평화'라는 질문 앞에 마주했다. ⓒ정현진 기자
청년들과 주교들이 '평화'라는 질문 앞에 마주했다. ⓒ정현진 기자

대화에 참여하고 주교들에게 질문한 청년들은 제나 배(미국 조지타운대 국제관계를 전공 3학년), 해이든 스미스(한국계 미국인 다문화인 정치조직가, 코리아 피스나우! 풀뿌리 네트워크 회원), 제니 조이 텔퍼(피스 카탈리스트 인터내셔널 프로그램 디렉터), 카와카미 치소노(일본 유치원 교사), 무카디 크리스찬(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예수회 신학생, 일본 선교사), 미노리 타케우치(회사원, 일본 가톨릭 신앙역사 기록자), 서한나(SNU 팩트체크센터 연구원, 주교회의 민화위 자문위원), 나나미 유키야마(하느님 자비의 복음의 종 선교회 지원자), 케이야 요카야마(예수회 소피아대 신학 전공자), 마코토 야마다(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한 NPO 활동가), 김예슬(프리랜서 번역가), 고민정(간호사), 소희연(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홍보 담당), 이정심, 박건우(교리교사 활동), 마스다 나오(교구 청년활동기획실), 마스다 카노(유치원 교사), 신나리(기자) 등이다.
 

질문1>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서 전쟁의 기억이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한반도 긴장이 한국 국내 정치 문제, 미국의 국제 안보 문제 등 다른 이슈와 상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다시 말해, 잊힌 전쟁을 어떻게 다시 시의적절한 의제로 다룰 수 있을 것인가?

답변> 리차드 페이츠 주교

젊은이들이 한국전쟁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아는 바와 같이 재일조선인의 삶, 한국전쟁 정전 상태 등이 자신들의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먼저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삶과 그 역사가 어떻게 깊이 관련됐는지 먼저 청년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전 세계 많은 교회 내 젊은이에게 그런 질문이 있을 것이고, 여러분도 그중의 일부다. 인터넷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서로 연결되고 서로의 관심이 공유된다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런 교육과 앎의 기회를 위해 각국 입법자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관련법 입안을 할 필요가 있는데, 젊은이들의 방식으로 입법자들에게 알리고 요구할 것을 제안한다.

질문2> 힘의 논리를 앞세운 세상에서 가난한 이를 위한 교회가 동북아 긴장 완화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그리고 청년들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일 간 여러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사목적으로 접근할 방법은 무엇인가?

답변: 시라하마 미츠루 주교

한미일과 동북아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예수님의 힘을 통해서 그리고 사람의 일로 먼저 받아들이고 한미일 청년들이 공동의 가치를 가지고 추구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각 개인을 존중하는 문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을 우선시하는 가운데,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한미일 청년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북아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사랑의 힘으로 가능하다.

답변: 이기헌 주교

1990-95년, 일본 동경에서 한국 공동체를 담당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 청년과 일본 청년들의 모임 기회가 많았는데, 행사하면서 보면, 한국 청년들은 식민지 체험이 없으면서도 혐오의 감정이 있었다. 반면 일본 청년은 역사에 대해 너무 몰랐고, 왜 자신들을 혐오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그런 경험을 보면서 만남의 기회가 중요하고 역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서로 교육, 만남을 통해서 역사도 알고 서로의 다른 입장과 감정을 알 필요가 있다. 한국 사람도 용서의 마음보다는 혐오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봤다. 지금 한반도뿐 아니라 한일 간의 문제, 전 세계적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사람, 일본 사람과의 만남, 교류를 통해서 평화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포로 교구장 가츠야 타이치 주교가 작곡한 성가를 불러 선물하는 청년 참가자들.ⓒ정현진 기자
삿포로 교구장 가츠야 타이치 주교가 작곡한 성가를 불러 선물하는 청년 참가자들. ⓒ정현진 기자

질문3> 젊은이들이 자신의 취업과 경력을 고려할 때, 동북아 지역의 정세로 인해 상실되는 기회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또한 이주민이 많은 국제적 공동체로 이뤄진 일본의 가톨릭교회가 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어떤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는가. 신자유주의 생존 경쟁에 매진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평화란 무엇인가.

답변 : 김희중 대주교

1960-70년대에 비해, 지금은 훨씬 풍족하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문제의식은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심각하게 느껴진다. 그 원인에 대해서 생각했다. 하나는 자기 철학적 문제로 삶의 문제를 어디에 두느냐. 또 하나는 삶의 불평등 문제다.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불평이 덜하다. 불평이라는 말의 뜻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전제한다. 방글라데시나 브루나이 사람들은 경제적 기준에서는 우리나 일본보다는 훨씬 아래다. 그러나 행복지수는 높다고 한다. 이는 행복의 여부는 무엇을 소유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의 불평등에서 오는 불평 지수가 결정적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철학을 바꾸는 것, 사회의 평등 지수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부자는 더 부유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다. 권력자는 통치력이 없고, 당하는 사람은 억울하다.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이 느끼는 평화롭지 못한 느낌이 더 클 것이다.

우리나라 남북 간 문제에 대해 생각할 것은 1960-70년대, 80년대까지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의 깊은 관심은 민주주의, 인권이었다. 그런데 조금 잘살게 되면서 이런 의식이 둔감해졌다. 누가 이런 우민정책을 내려주고 있는가. 젊은이들의 순수한 의식을 누가 마비시키는가. 젊은이들이 정말 힘이 들지만, 절망하지 말고 나아가길 바란다. 희망은 어둠 속에서도 잠들지 않기 때문에 희망이다. 절망은 그것에 동의해 줄 때 절망이 된다. 청년 여러분이 우리의 희망이고 힘이다. 평화의 씨앗을 심고 기다리자.

답변: 박현동 아빠스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특별하고도 두려운 경험인 것 같다. 이번 질문에 대해, 생각한 것은 우리 일상에서 평화를 구축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마의 평화를 팍스 로마나라고 한다. 베네딕도 수도원 역사가 1500년이다. 팍스 베네딕티나라고도 한다. 우리 수도회 나름의 평화를 구축하는 하나의 방법은 기도하고 일하는 것, 아무것도 하느님의 일보다 낫게 여기지 않은 것이다. 경제는 자급자족으로, 성서를 깊게 읽는 렉시오 디비나, 침묵을 지키고 기도하는 것.... 그런 것들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고 우리 회원들이 평화를 만드는 하나의 임무일 것이다.

내일이면 서울 이태원 참사 1년이다. 당시 159명이 죽었고, 200명 정도가 다쳤다. 그것을 경험했던 이들의 트라우마.... 몇 달 전 수도원에 찾아온 자매가 있었다. 이태원 근처에서 당시 커피를 마시다가 소식을 듣고 힘들어하는 이들의 심폐소생술을 했는데, 결국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 자매의 일상 평화가 깨졌고 트라우마로 직장을 휴직했다. 그런 일상의 안전이 깨진다는 것이 얼마나 각자에게, 공동체에 아픔이 되는지 그런 사건을 통해서도 알았다.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시대의 소명을 안고 살게 된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을 이 시대에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일상의 평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질문4> 교회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이 각 지역 교회, 평신도의 삶 안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가. 주교, 사제, 수도자들은 신자들이 가정과 본당, 국가 공동체 안에서 평화와 화해의 삶을 살도록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의 주교님들은 평신도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움직임, 마음의 혁명을 목격하는가. 평신도들이 예수의 화해와 평화를 실천하도록 교육하고, 준비시키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서로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답변: 윌리엄 숀 맥나이트 주교

지역 본당의 역할, 지역 교회와 본당 안에서 일꾼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분이 내적 평화를 갖고, 기도 생활을 통해 양성될 수 있다면, 우리 안의 평화는 주님으로부터 받는 것이고, 일상에 녹아들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서 폭력의 부재로서 평화가 아니라 내적으로부터 오는 평화가 혼돈의 시간에 빛이 될 것이다.

‘나우’의 멤버로서뿐 아니라 각자 공동체 안에서 내적 평화가 드러나도록 신자들과의 관계, 작은 발걸음을 통해서 여러분과 본당공동체 신자들이 항구하게 지역 안에서 무언가를 한다면, 우리는 평화 전문가가 될 수 있고 평화를 나눠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 중부 교구장인데, 아주 작은 공동체다. 그래서 교구 내 선교사들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지역에 있는 이들을 초대하지 못하면서 외부 선교사들을 초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초대해야 할 이들은 이주민도 있다. 그들에게 열리지 않은 채로 다른 이들을 초대할 수 없다.

답변: 김주영 주교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나는 여러분 때에 여러분과 같은 고민을 하지 않고 살았다는 고백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국경, 나라, 인종을 초월해 평화라는 문제로 하나가 되었다는 것은 신앙도 있겠지만 하느님이 우리에게 심어준 좋은 마음 때문일 것이다.

여러분에게 무엇을 “하라”가 아니라 제가 할 일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답하겠다. 우선 기도하겠다. 밤 9시뿐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 경험상 늘 무엇인가 고민이 있을 때, 첫 번째 생각한 것이 가장 잘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실수하고 잘못한 것은 대부분 손해와 이득을 판단하고 따졌을 때다. 평화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교회가 가야 할 일들을 위해서 하느님을 믿는 사람답게 실천하겠다. 여러분과 함께 갈 것이다. 나의 매일 미사 지향은 “나 자신의 회개”다. 회개는 잘못하고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한 회개다. 우리 모두의 세상이 평화롭지 못하다면 회개하지 않고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각자 삶에 회개가 필요하고, 그것을 내가 먼저 하겠다.

포럼 현장에 3국 청년참가자들이 만든 평화의 단상. 반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학, 각자 삶의 자리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것들을 봉헌한 단상이다. ⓒ정현진 기자
포럼 현장에 3국 청년참가자들이 만든 평화의 단상. 반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학, 각자 삶의 자리에서 평화를 상징하는 것들을 봉헌한 단상이다. ⓒ정현진 기자

질문5> 병원에서는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환자 안전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교육받는다. 환자 안전 문화는 의료진이 환자 안전과 관련된 개인적, 구조적 문제를 발견했을 때, 이를 빠르게 공유하고 해결하거나 예방하도록 하는 조직 문화다. 예를 들면 의료진이 실수했을 때,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개인을 비난하는 것을 삼가고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절차를 만드는 것,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간 정보를 공유하고 적정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이런 문화적 요소는 한반도를 둘러싼 평화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거리가 멀다. 이런 문화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면, 힘에 의한 균형에 대응하는 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답변: 가츠야 타이치 주교

일본에서도 의료현장뿐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 많은 교육과 대책 문제가 화제다. 자기 잘못을 알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잘못을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 잘못을 인정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수도 잘못을 비난하지 않았다. 잘못을 알고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귀를 기울이고 동반해 주셨고, 그러면서 우리가 깨닫고 회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었다. 우리는 잘못했을 때, 특히 잘못한 사람에게 자기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고 잘못한 사람을 변화시키려고 한다. 여러분들이 모두 그런 경험을 했을 것이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잘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면 어떻게 느끼는가?

국가 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국가 간에서는 서로의 정의를 주장한다. 힘으로 상대방을 이기고 비난하며 끝낸다. 그러나 그런 방식은 상처를 남긴다. 해결 방법이 아니다. 상대방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공감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하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힘으로 폭력으로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은 반대 세력을 만든다. 상대방을 비판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용기다. 국제관계, 가족관계 모두 똑같다.

질문6> 자기가 살기 위해 너무 쉽게 남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쉽게 평화가 무너지는데, 가톨릭교회에서 가르치는 사랑과 평화가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각자의 상황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기는 많이 어렵다.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 이런 환경에서 사람들 각자 평화에 대한 정의도 다르다. 평화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르기에 평화로워질 수 없다고 한다. 서로 다른 평화를 이야기하면서도 평화로워질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답변: 이기헌 주교

평화는 인간의 힘, 정치, 외교로는 힘들다. 평화의 원리는 요한 바오로 2세가 평화의날 담화문에서 밝힌 바 있다. 서로 존중하고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찾는 것이다. 평화 문제, 민화위에서 활동하는 이들에게도 평화를 위해서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탈북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고 요청한다. 탈북자뿐 아니라 난민, 이주민....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적대하는 것은 안 된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 그 자신의 몸으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벽을 없앴다. 마지막으로 평화는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므로 우리는 또 기도할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청년평화축제로 한국에 모인 한미일, '나우'팀. (사진 제공 = 서한나)
이번 포럼 일정 중 프로그램을 마친 '나우팀'.  (사진 제공 =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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