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은 지난 2015년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발표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올해 10월 4일 프란치스코 성인 축일에 사도적 권고인 ‘하느님을 찬미하여라’(Laudate Deum)를 발표했다.

교종은 타인을 향한 우리의 돌봄과 지구를 향한 돌봄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 공동체가 마주한 주요한 도전이고, 각 나라와 세계 안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영향받고 있음을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서 언급한다. 그리고 이는 ‘구조적 죄의 충격적인 예’라고 말한다.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3항)

이 구조적 죄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기후정의운동이 시작되었다. 가톨릭기후행동 등 한국 사회 전 부문 운동이 참여한 이 운동은 기후 위기 비상 상황 선포를 통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웠고, 농민, 핵발전소 인근 주민,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지역 주민, 난개발 지역 주민 등 기후 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을 등장시켰다.

기후 운동은 탈핵 운동, 생태 운동, 반빈곤 운동, 농민, 노동 운동, 페미니즘 운동 등이 함께 연대함을 통해 전환과 구원의 가능성을 확인해 온 과정이었다. 그리고 2023년 너무나 많은 사회적 현안과 부정의, 부조리에 지친 한국 사회에서 지난 923기후정의행진은 사회단체 600여 개와 시민 3만여 명이 모인 성과로 연결된 모두의 구원 체험이었다.

923기후정의행진 참여 시민들. (사진 출처 = 923기후정의행진)<br>
923기후정의행진 참여 시민들. (사진 출처 = 923기후정의행진)

기후정의운동은 대정부 요구를 통한 사회적 집결로 결국 정치 권력의 문제다. 때문에 전환을 위한 큰 민주화가 필요하다. 특히 모든 사람의 권리와 공동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더 힘 있는 자들의 권리만을 유지, 보존하려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압박과 전환이 매우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종의 말대로 하느님을 대신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인간 존재는 인간에게 최악의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73항)

프란치스코 교종은 ‘하느님을 찬미하여라’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역할을 이야기한다. 기후 위기 전환과 탈성장을 위해서는 세계적인 관점에서 ‘공동 계획을 가진 하나의 세상(one world with a common plan)'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찬미받으소서’ 164항) 특히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번 당사국 총회에서 화석연료 퇴출을 위한 구속력 있는 정책이 합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종은 효과적이고, 구속력이 있고, 쉽게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을 촉구한다.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59항)

기후 운동은 사회적 집결과 정세에 맞춘 전국적 조직과 운동 등 큰 과제들이 있고, 대중적 기후정의운동의 조직화도 중요하다. 여기서 간과되지 말아야 할 것은 ‘영적인 동기들’이다. 영적 동기는 성장 사회를 넘어서 성숙의 사회로, 외형적 발전이 아닌 내적 발전으로, 그리고 옆으로 손을 잡는 친교의 삶이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운동은 다양한 종교인들의 참여이고, 종교인들의 믿음을 통한 행동은 삶 전체를 변화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모든 피조물과 연대하기 때문이다. 다른 피조물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이 근원적인 영적 동기들이 기후 운동의 근본이 되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적게 오염시키고 쓰레기와 육식을 줄이고 현명하게 소비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새로운 문화라고 말한다.(‘하느님을 찬미하여라’ 71항) 문화적 변화 없이는, 삶의 방식과 사회적 공존의 성숙 없이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와 전환은 없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상호돌봄의 길을 친교 안에서 책임을 갖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

923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신자들. (사진 출처 = 923기후정의행진)<br>
923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한 신자들. (사진 출처 = 923기후정의행진)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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