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교종의 4월 기도 지향 '비폭력 문화를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종은 전 세계 신자와 함께 하는 ‘4월의 기도 지향’을 발표하고 모두에게 평화를 증진하는 비폭력 문화를 위해 기도하고 일할 것을 촉구했다. 메시지 내용.

“올해 2023년은 성 요한 23세 교종의 회칙 ‘지상의 평화’ 발표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이를 계기로 다시 한번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비폭력 문화를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합니다. 모든 전쟁은 ‘광기’며,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모든 전쟁과 무력 대결은 항상 모두의 패배로 끝납니다. 갈등적 사고방식과 비폭력 사고방식을 비교할 때 폭력 없이 살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어떤 것도 잃거나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열망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평화의 문화’를 키워 나가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비폭력은 우리 일상생활과 국제 관계 모두에서 우리에게 유익한 행동 지침을 제공합니다. ‘자위’(自衛) 경우에도 평화가 궁극적 목표이며 지속적 평화는 무기도 없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비폭력 문화’가 세상에 널리 퍼지도록 기도합시다. 국가와 시민 모두 무기 사용을 포기할 때 평화가 올 것입니다.”

한편 영상과 함께 제공되는 교종의 기도 네트워크는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콜카타의 성녀 테레사 등 평화와 비폭력을 장려한 많은 사람을 회상했다. 영상에는 이들의 초상화와 함께 현재 세계를 망치고 있는 다양한 전쟁의 파괴 현장 모습이 담겨 있다.

 

“거절당하고 버려진 이들은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표상입니다”

교종, 4월2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강론에서 연민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4월2일 오전 성 베드로 광장에서 6만여 신자가 모인 가운데 전날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한 후 처음 군중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강론을 통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말씀하신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말씀에 종합되어 있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회상하고 오늘날 우리 주위의 ‘버림받은 수많은 그리스도’를 기억했다. 미사에 앞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올리브 가지 축복과 행렬이 있었다. 베드로 광장 오벨리스크 아래에서 교종은 많은 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올리브 가지를 축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설명하는 마태오 복음 21장 1-11절을 낭독했다. 다음 추기경, 주교, 사제들은 미사 시작을 위해 신자들 대열 사이 회랑을 따라 베드로 대성전 마당으로 올라가고 교종은 포프모빌로 이동했다. 모든 사람 손에는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 팔무렐로를 들고 있었다. 이날 미사는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이 집전하고 프란치스코 교종이 강론했다. 강론 내용.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외치신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이 말씀은 우리를 구원을 위해 예수님이 견디신 고난의 정점인 그리스도 수난의 핵심으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이것이 마태오 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십자가상 유일한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주님의 수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분의 고통이 우리 마음을 꿰뚫습니다. 가장 비극적인 순간 예수님은 하느님께 버림받는 경험을 하십니다. 그 이전에는 예수님은 결코 아버지를 그의 일반 이름인 ‘하느님’으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과 거리감은 예수님 존재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입니다. 그것의 유일한 이유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고통은 육신의 고통일 뿐 아니라 영혼과 영의 고통이지만 이 모든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예수님은 한 가지 확신을 갖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중 누구도 다시는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희망을 넘어서지 않도록 우리와 완전하고 결정적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 끝까지 우리와 하나가 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절망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기 위해 버림받음을 경험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주님께서 이런 방식으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완전히 버림받으셨지만 절망에 굴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이 느꼈던 하느님과 거리에도 아버지 손에 자신을 완전히 맡겼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를 끝까지 감싸 안는 이 같은 예수님의 사랑은 우리들 딱딱한 마음을 살 같은 마음으로 변화시켜 자비와 부드러움과 연민을 갖게 합니다. 우리를 위해 자신을 버리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찾고, 당신과 버림받은 이들을 사랑하도록 자극하십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 주변의 많은 버려진 이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는 특히 2022년11월 성 베드로 광장 열주 밑에서 숨진 독일인 노숙자 부르크하르트 셰플러를 회상합니다. 그 사람처럼 지금도 너무 많은 사람이 우리의 친밀함을 필요로 하는 가운데 버려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삶에서 예수님의 친밀함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도 버림받은 자, 홀로 있는 자 안에서 예수님을 찾으러 나가야 합니다. 거절당하고 소외된 이들은 그리스도의 살아 있는 표상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형태의 외로움과 고립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그분의 무모한 사랑을 상기시킨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런 은총을 청합시다. ‘버림받으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우리 주변의 버림받은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그때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마음과 한뜻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비운' 분이십니다.

 

“성주간에 더욱 강화된 평화를 위한 기도로 하나가 되기를”

프란치스코 교종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 후 삼종기도를 낭독하기 전 성지 주일을 맞아 로마와 전 세계에서 온 모든 이에게 인사를 전하고 특히 우크라이나를 기억하며 평화를 위한 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최근 자신의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렸다. 말씀 내용.

여러분의 참여와 지난 며칠 제 건강에 대한 강화된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최근 저는 인도주의적 필수품을 전달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평화캐러밴을 축복했습니다. 많은 단체가 동참했습니다. 이러한 연대는 이탈리아 국민과 우크라이나 국민의 친밀함을 나타내는 표시입니다. 그들은 오늘날 ‘그리스도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성주간 동안 더욱 강렬한 기도와 몸짓에 우리를 일치시킵시다, 성주간이 시작되면서 저는 모든 사람이 교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거룩하고 신실한 하느님 백성의 전통, 즉 믿음과 사랑으로 주 예수님과 동행하는 시간을 살라고 당부합니다. 모든 사람이 성자 예수님과 한 영혼이 되어 마음을 다해 그분을 따랐던 우리의 어머니이신 동정 마리아에게서 배워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우리가 고통받고, 쫓겨나고, 버림받은 사람들 안에 계시는 예수님께 가까이 머물도록 도우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부활절을 향한 좋은 여정을 기원합니다!

 

“오늘날 신식민주의는 은밀한 범죄며 평화의 장애물입니다”

교종, 신식민주의와 사회정의, 공동선 포럼 메시지에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3월30일과 31일 바티칸에서 열린 교종청 사회과학 아카데미가 주최하고 사회권과 프란치스코 교리에 관한 범미판사위원회, 매사추세츠 대학교가 함께 한 ‘식민주의, 탈식민화, 신식민주의에 대한 사회 정의와 공동선의 관점’을 주제로 열린 회의 참가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경제적 또는 이데올로기적 이유로 다른 민족을 착취하고 소외시키는 것을 강하게 규탄했다. 메시지 내용.

무력을 사용하거나 문화적, 정치적 침투를 통해 사람들을 복종시키고 착취하는 것은 범죄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을 억압하기 위해 사람들을 버리는 세상에는 평화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은 대의제 정치 체제에서 배제된 민족의 진정한 통합이 없으며 오직 권력 헤게모니만 정치 공간을 점유한다면 평화는 결코 가능하지 않습니다. 21세기에 더 이상 지리적 관점의 ‘식민지 국가’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식민주의는 그 형태, 방법, 정당성이 과거와 달리 다른 많은 정치, 경제적 현상과 마찬가지로 가상화되고, 위장되고, 숨겨지기 때문에 식별하고 제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 같은 예는 많은 국가에서 볼 수 있으며, 제가 최근 방문한 콩고 민주 공화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콩고는 70년 동안 독립을 유지해 어느 정도의 이점을 보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토, 인구 및 공동선에 영향을 미치는 자원의 착취를 당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사람들과 가치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질식시키고 전통, 역사, 종교적 유대를 뿌리 뽑아 모든 것을 표준화하려는 이데올로기적 식민주의입니다. 서로 간의 차이를 용납하지 않고 현재와 개인 권리에만 집중해 가장 연약한 사람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현대 식민주의 특징입니다. 수세기에 걸친 피비린내 나는 비인간적 역사 경험은 해방, 민족 자결, 국가 간, 인간 간 연대라는 세계적 개념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더 미묘해지고 식민주의로 이끈 실제 원인이 식민자들에 의해 추정된 ‘자연스러운 결점’으로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사 해석으로 대체할 위험이 있습니다.

정의와 공동선의 구체적 표현은 민족들 안에서 성숙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역사와 기원, 전통, 종교는 모두 옳고 선한 것을 결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논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정치, 경제, 이념 그 어떤 권력도 국가나 사회집단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정당성이 없는 이유입니다. 신식민지 관행, 인종차별, 분리주의에 대한 투쟁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있어 과학, 학술과 연구 포럼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저는 다양한 국가의 정치 지배와 영토 분할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일부 신자들 행위에 사과드립니다. 미국과 아프리카의 민족 또는 현재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모든 오류나 누락에 대해 용서를 청합니다. 대신 교회 구성원들은 교회의 사회교리에 따라 행동하고 인류를 괴롭히는 신식민지 과정의 역전을 위해 일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 퇴원 후 바티칸 귀환

프란치스코 교종은 기관지염 검사와 치료를 위한 3박4일 입원을 마치고 4월1일 오전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했다. 교종은 퇴원하기 전 성심가톨릭대학교 프랑코 아넬리 총장을 비롯한 병원 운영자들과 입원 기간 치료를 맡은 의료진들과 인사를 나눴다. 로마에서 가장 큰 병원인 제멜리 병원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원으로 의사며 심리학자인 대학 설립자 초대 총장 프란치스코 수도회 아고스티노 제멜리의 이름을 따 명명한 것이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종은 병원을 나서며 차를 멈추어 병원 앞에 모인 사람들과 인사했으며, 지난밤에 딸을 잃은 부부를 껴안고 기도했다. 교종은 바티칸에 도착하기 전 로마 시내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가서 모든 병자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 또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이들을 위해 ‘로마 백성의 구원’이신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제멜리 병원 소아 종양학과 소아 신경외과 병동에서 만난 아이들을 복되신 동정녀의 모성 보호에 맡기며 특별한 방식으로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짧은 입원 기간 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세례를 주었으며 주로 소아 병동에 입원한 어린이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바티칸 공보실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4월2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여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를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 부르노 씨는 교종이 입원 기간 항생제 주사를 필요로 하는 바이러스성 기관지염 치료를 받은 결과 건강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교종의 입원 기간 전 세계 교회 주교들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탈리아, 인도를 비롯한 국가 원수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에게서 기도와 축복이 몰려왔다. 교종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에 대한 감동을 표현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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