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노인들은 행동 없는 지식에 대한 유혹을 물리쳐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종, 5월25일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에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5월25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에서 몇 주째 노년에 대한 가치와 의미에 대한 교리교육을 계속하면서 노인들에게 정의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고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축적하려는 유혹을 물리치라고 강조했다. 교육 내용.

구약성서 코헬렛(전도서)은 서두에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코헬 1,2)로 시작됩니다. 이는 우리 시대에도 특정한 유혹을 표현하고 있는 말입니다. 현자 코헬렛도 삶에 대한 지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의미와 무의미함을 오락가락하며 ‘정의에 대한 열정’에서 분리된 지식에 기대어 무의미한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코헬렛은 이러한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설명하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즉, “마지막으로 결론을 들어 보자.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계명들을 지켜라. 이야말로 모든 인간에게 지당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좋든 나쁘든 감추어진 온갖 것에 대하여 모든 행동을 심판하신다”(코헬 12,13-14)고 말합니다.

노인들은 정의에 대한 열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노력이 아무 결과도 가져오지 못하고 현실이 좋고 나쁨을 모두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처럼 보일 때 우리는 무관심의 유혹을 받습니다. ‘일종의 부정적인 직관’이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을 유혹해 환멸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사기를 저하시키는 환각에 대한 노년의 저항은 결정적입니다. 모든 것을 경험한 노인이 정의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유지하면 사랑과 믿음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현대 세계는 모든 것을 측정하고 조작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의미와 사랑, 선함의 집단적 사기 저하를 초래합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진실은 마비를 낳습니다. 과학이라는 가식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매우 둔감하고 비도덕적인 이 형태의 진리에 대한 현대적 탐구는 정의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떠나고 싶은 유혹을 일으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자신의 운명, 약속, 구속을 믿지 않습니다.

현대 문화는 우리 행동의 도덕적 영향을 없애기 위한 ‘지식과 무책임’의 결합으로 우리를 ‘영혼의 마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코헬렛은 이러한 유혹을 ‘전지적 정신 착란’이라고 불렀습니다. 초대 교회 수도사들은 이를 ‘아세디아’(acedia 라틴어 게으름) 또는 정의와 그에 따른 행동에 대한 열정이 없는 세상 지식에 굴복하는 것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런 유혹에 굴복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의 형태로 사악한 세력이 공격할 수 있는 문을 열어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적이고 무책임한 이유는 진리에 대한 의미와 에너지를 빼앗아갑니다. 우리 시대가 '가짜 뉴스, 집단 미신, 사이비 과학시대'라고 불리우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러한 시기에 노년의 지혜는 젊은이들을 지식의 함정에서 구해낼 수 있습니다. 노인들은 젊은이들이 '정의에 대한 열망이 없는 마음의 진리에 대한 미혹'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혜와 유머가 풍부한 노인들은 젊은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들은 삶의 지혜가 결여된 슬픈 세상의 지식의 유혹에서 그들을 구원합니다. 그리고 노인들 스스로 진리를 위해 행동하지 않고 지식을 쌓아두기만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교종,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애도와 총기 규제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25일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 후 전날 24일 미국 텍사스주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이 사망한 사건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하면서 즉시 무차별적 무기 밀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5월24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약 130킬로미터 떨어진 유발데의 롭 초등학교에 18살 소년이 총을 난사해 21명의 무고한 어린이들과 교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샐버도어 라모스로 확인된 범인은 학교를 습격하기 전 이미 자신의 할머니를 쏘았다. 그는 범행 후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사망자들 외에도 롭 초등학교 어린이 15명이 부상으로 응급치료를 받았으며 일부는 샌안토니오 큰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사건이 발생한 롭 초등학교는 7살에서 10살 사이의 히스패닉계 어린이 약 600명이 다니고 있다. 이 사건은 미국과 그 밖의 지역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날 “죽은 어린이들과 어른들, 그리고 그들 가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는 지금 무분별한 무기 밀매에 대해 말할 때입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헌신합시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가 왜 이 대학살을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가. 18살 청소년이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잘못됐다. 우리는 언제 총기단체의 로비에 맞설 것인지 물어야 한다. 너무 지겨운 우리의 고통은 이제 총기단체의 로비에 반대하는 행동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총기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이번 총기 난사 사건은 18살 소년이 뉴욕주 버팔로의 흑인 밀집 지역 식료품점에서 총기 난사를 한 지 불과 10일 만에 발생했으며,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사망한 이후 미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격 사건이었다.

 

“세계는 자유경제가 아닌 새로운 그리스도교 경제가 필요합니다”

교종, ‘세계연대기금’ 대표단 접견하고 주변부 빈민들에 대한 관심 촉구

프란치스코 교종은 5월25일 수요 일반 교리교육을 시작하기 전 실바노 마리아 토마시 추기경(몰타 기사단장)이 이끄는 ‘세계연대기금’(Global Solidarity Fund) 대표단 20명을 접견하고 이들에게 가톨릭 사회교리 가르침과 ‘유엔 지속가능 발전 목표‘에 따라 보다 포용적인 경제를 위한 헌신을 계속하라고 촉구했다. 연설 내용.

교회는 세상의 물리적 영역뿐 아니라 영적 ‘주변부’에도 손을 뻗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그 시대에 하신 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 GSF(Global Solidarity Fund)는 연대와 자선과 평등을 기반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연대는 교회 사회교리의 핵심 가치입니다. 그러나 이 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과 이민자들에 대한 친밀감과 연민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버려진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을 가지고 세상의 변두리에 손을 뻗는 여러분들의 활동은 바로 예수님이 하신 일이며 가까움은 하느님의 스타일입니다. 특히 여러분의 이주자들에 대한 구체적 활동인 교육과 노동을 통해 수용 사회에 통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실제로 이주민을 환영하는 것은 첫 번째 단계일 뿐이며 그 뒤에는 동반, 촉진 및 통합이라는 세 가지 추가 단계가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주민들을 통합하지 않는 것은 2016년 이민국에서 발급된 벨기에 국민에 의해 자행된 브뤼셀 국제공항 테러 사건의 예를 보더라도 이주민들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단히 ‘위험’합니다. 선진국의 많은 국가는 미국과 같은 이민자의 후손이거나 아일랜드와 이탈리아와 같이 많은 이민자를 배출한 국가들입니다. 따라서 이주민을 이해하려면 우리 자신을 봐야 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이민자의 자녀이거나 손자입니다. 저도 이민자의 아들입니다. 이러한 기억을 잃지 마세요! 현재 심각한 ‘인구학적 겨울’을 맞고 있는 유럽은 이민자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이민자들을 환영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구제가 아니라 형제애입니다.

세계연대기금은 스스로의 사명을 되돌아보며 미국과 유럽의 신세대 경제학자들이 제안한 새로운 경제 모델로의 전환을 시급하게 전진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는 자유경제를 국민이 공유하는 경제로, 공동체 경제로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자유주의와 계몽주의에서 오는 경제적 패턴만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는 공산주의의 경제 패턴으로도 살 수 없습니다. 우리 인류에게는 ‘그리스도교 경제’가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은 세계 주변부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시기 바랍니다. 어서 여러분의 손을 더럽히십시오!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의 일부, 라틴 아메리카 일부의 주변부 사람들을 돌보십시오.

 

"모든 전쟁은 유엔의 원칙을 배반한 것입니다"

교종, 이탈리아 시민보호국 자원봉사자들에게 연설

프란치스코 교종은 5월23일 이탈리아 국가비상관리기관 ‘시민보호국’(Italian Civil Protection Service) 자원봉사자들 약 400명에게 연설하면서 모든 전쟁은 전쟁의 참화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창설된 유엔의 원칙을 배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시민보호국은 국가의 모든 영역에서 인적 자원과 수단, 운영, 조직 및 의사결정 능력을 보장하기 위해 1992년 공식적으로 설립되었다. 이들은 자연재해와 인도적 재해가 발생할 경우 적시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를 예방한다. 그러나 그 기원은 70년대 중반 북부 이탈리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설 내용.

여러분들은 코로나19 위기 동안 좋은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여건에서도 ‘말없이 침묵’으로 봉사했으며 최근에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돌보고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봉사가 전쟁의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도 세상을 만듭니다. 저는 특히 코로나 전염병이 정점에 달했을 때 취약한 가족들과 특히 노인, 빈곤층 및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시민보호국 여러분이 수행한 훌륭한 일들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이탈리아에 있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여성과 어린이를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분의 활동은 우리에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을 상기시키는 진정한 형제애의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실제로 ‘Proteggere’(이탈리아어 보호하다)라는 동사는 형제를 돌보고 생명을 보호하고 보존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단어에는 세 가지 측면이 존재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첫 번째 보호는 ‘사회적 고립’입니다. 최근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가 서로 얼마나 얽혀 있으며, 따라서 ‘아무도 혼자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같은 원칙은 전쟁을 피한 난민과 기후변화의 결과를 포함하여 최근 몇 년 동안 발생한 다른 위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간의 보호능력의 패배입니다. 모든 전쟁은 인간의 보호능력을 상실한 것이며 제2차 대전 후 전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창설된 유엔의 인류를 향한 엄숙한 약속에 대한 배신입니다. 오늘,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직면하여 우리는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를 반복하고 평화에 대한 사람들의 신성한 권리를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가 추진해야 할 두 번째 보호 유형은 환경재해에 대한 보호입니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참상이 보여 주는 것처럼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구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보호하기 위해 부름을 받았고 그것을 약탈하지 않기 위해 부름을 받았습니다.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세 번째 조치는 모든 로컬 관리자가 참여해야 하는 예방조치입니다. 이와 관련해 공익이 버려지거나 소수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지 않도록 양심 형성의 중요성과 불법 사건이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일으키지 않도록 경계해야 합니다. 따라서 전통문화와 사회적 경험을 보존하기 위해 아름다움을 교육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여러분은 ‘희망의 장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편의, 우리의 지평을 제한하는 사소한 유가증권과 보상을 넘어 삶을 더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드는 원대한 이상으로 우리를 열어 줄 수 있는 미덕입니다. 보호한다는 것은 돌보는 것입니다. 또한 보호하는 것은 보살핌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아버지 하느님께서 보살핌을 가장 먼저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부드러움을 가지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됩니다. 먼저 그분의 사랑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탈리아의 오랜 자원봉사 전통은 이 나라의 보물입니다. 소중하게 이를 보존하십시오, 여러분 모두에게 사도적 축복을 드립니다.

 

교종, 미국, 캐나다 토네이도와 폭풍 희생자들에 애도

프란치스코 교종은 5월24일 최근 미국 미시간 주를 강타한 토네이도와 캐나다 남동부의 폭풍으로 인한 비극적인 인명 손실과 파괴 피해자들에게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종은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서쪽에 있는 인구 약 4200명 마을인 게이로드를 관할하는 제프리 J. 월시 주교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과 진심 어린 연대를 표명했다.

교종은 바티칸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서명한 메시지에서 “사망자, 부상자, 실향민들과 구호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을 위한 기도의 확신과 하느님의 은총을 간구하면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에게 평화를 간구했다. 이 지역은 지난 주 금요일의 토네이도로 2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했으며, 전기가 끊기는 등 기상피해가 드믄 이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교종은 또한 캐나다 주교회의 의장 레이몽 푸아송 주교에게 보낸 별도의 전보에서 최근 캐나다 남동부를 강타한 폭풍우로 인해 인명 손실과 광범위한 파괴 소식을 들었으며, 이 재난의 영향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서 희생자의 영혼을 전능하신 하느님의 사랑의 자비에 맡기고 부상당한 사람들과 그분의 영적 친밀함으로 슬퍼하는 사람들을 안심시키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종은 피해지역의 주교들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시민당국에 하느님의 위안의 축복을 간청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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