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선 열사 2주기 추모와 대학 강사 교원지위 촉구미사 봉헌

2월27일 서울여의도 국회 앞에서 약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경선 열사 2주기 추모와 대학 강사 교원지위 촉구미사'가 봉헌되었다. '대학 강사 교원지위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http://stip.or.kr/ 이하 투쟁본부)'에서 행사를 주관했고, 한국순교복자 수도회 이상윤, 김성환 신부가 미사를 집전했다.

한경선 열사는 2008년 2월25일 미국 텍사스 주립 대 어스틴 캠퍼스에서 비정규 대학 강사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녀는 당시 16세 어린 딸과 미국 여행중이었다.

고 한경선 박사는 건국대 충주캠퍼스 강의전담교수로 일했으며 "그럴듯한 구호나 정책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중략) 저와 같은 이가 있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기원을 위해"라며 유서에 비정규 대학 강사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고 한경선 열사 사연은 KBS '추적 60분' 등에 소개된 바 있고, 김영곤(고려대 교수), 김동애 씨가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900일 넘게 천막농성중이다.

이상윤 신부는 강론을 통해 "요사이 많은 사람들이 돈 없으면 대학교수를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하고,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학은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가르치는 지성의 보금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권력의 자리로 변해가고 있다. 교육의 문제는 올바른 것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대학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희망을 갖지 못한다." 며 사회문제를 연구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대학학문 분위기를 지적했다.

이어서 이상윤 신부는 "예수님은 세상에 올바른 것을 외치다가 죄인 취급 받고 돌아가셨다. 20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정의를 외치면 박해받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권력과 돈을 가르치는 대학은 오래가지 못한다. 진리와 진실을 외치는 강단이 되는, 그날은 반드시 올 거라고 믿는다. 대학교육이 올바로 서는 그날까지, 정의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잊지 않도록 기도하고 실천하자"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엄청난 돈을 내면서도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관심이 없다. 학부모들이 대학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수석부회장 송환웅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수석부회장 송환웅 씨는 "대학등록금이 1000만원이나 되지만, 학생들은 법적으로 교원이 아닌 강사들에게 배우고 있다. 학부모들은 엄청난 돈을 내면서도 대학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관심이 없다. 학부모들이 대학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학 강사들의 환경이 너무나 열악해 교육의 질을 높이지 못한다. 강사들은 교원지위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바른말도 못한다. 대학생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 강사 교원지위는 회복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추모미사에 참석한 고려대 이창호 학생은 "대학 시간강사 숫자가 정규직 교수보다도 더 많지만, 법적으로 신분 보장도 없고, 월급도 1/5정도이다. 비싼 등록금을 대학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학기에도 학교 안에서 1인 시위를 했고 앞으로도 학내신문 등을 통해 홍보하고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사 봉헌시간에는 투쟁본부에서 엮은 <지식사회 대학을 말한다>, <비정규교수 벼랑 끝 32년> 두 권의 책 봉헌식이 있었으며, 추모 춤과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미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뒤풀이 시간을 갖고 대학교육문제해결을 위해 앞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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