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640일을 이어가는 김동애, 김영곤씨 부부

▲ 용산 생명평화 미사를 참례하는 김영곤,김동애(소화데레사) 부부

서울 국회 앞, 작은 천막에서 김동애(소화데레사), 김영곤(고려대 강사)씨가 비정규 대학 강사 교원지위 회복을 위해 640일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학 전임교수 6만여 명에 두 배가 넘는 13만5천여 명의 비정규 대학교수들 중 7만여 명은 연평균 990만원 봉급을 받으며 강사생활을 하고 있다.

정규직 교수와 임금차이는 무려 10배, 연구실, 휴게실도 없고 대학교육에 참여할 권리도 없이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 바로 비정규 대학 강사들이다. 계약서도 없이 강의를 맡아 달라는 말을 들어야 일할 수 있는 비정규 대학 강사들, 반대로 강의 요청 연락이 없으면 자동적으로 해고통보가 된다.

이런 대학비정규 강사들의 현실을 정리한 책 <비정규교수 벼랑끝 32년>(김동애외 32인)이 지난 4월 20일 출간되기도 했다. "대학 강사가 법적으로 교원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는 김동애(소화데레사)씨는 이 싸움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정규 대학 강사의 교원지위 회복을 위한 법 개정 발의는 2004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을 시작으로, 2006년 열린우리당, 2007년 한나라당, 지난 대선을 앞두고도 공약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대학들의 로비에 밀려 결국 책임은 교육부로 미뤄지고 법안은 슬그머니 폐기되고 있다. 김영곤 씨는 "교육권 없는 강사의 불안한 신분 때문에 부실 교육 등 학생에게 피해가 간다"고 설명한다. "주요 대학재단을 재벌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당국의 통제를 받는 강사는 재벌 입맛에 맞는 교육만 하게 된다. 사회비판적 창의성 있는 교육이 아니라 암기위주로 대학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철학에서 '국가보안법', 경제에서는 '분배와 내수', IT관련학과에서는 '인터넷 실명제' 등이 다뤄지지 못한다" 고 지적했다. 김영곤씨에 따르면, 사회 비판적 강의를 못하는 대학강사 문제는 결과적으로 학문을 죽게 만들고, 유능한 학생들이 로스쿨과 치의학 전문대학원으로 몰리게 하는데 "교육권 없는 대학비정규 강사 문제는 학생의 학습권, 학문의 문제이며,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한다.

김영곤, 김동애씨가 640일 농성을 이어오고 있지만 소속노조(한국비정규교수노조)의 지원이 미흡하다. 한국비정규교수 노동조합측은 2007년 12월 이후부터 2009년 3월까지 년 예산 2,000만원을 지원하지 않았고 이들은 개인 빚을 내 농성을 이어왔다.

결국 노조 측에서 지원한 500만원과 개인후원 등으로 빚을 정리한 상태다. 김동애 씨는 "노조가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부실 교육 피해자인 학생, 학부모와 함께 '대학 강사 교원신분 회복과 대학교육 정상화 투쟁본부'를 구성해 싸움을 이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곤 씨는 "교수노조,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대학교육연구소 등이 법 개정 싸움을 방해하는 흐름에 편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 국회앞 천막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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