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주교, "미얀마에 부활의 아침이 밝아 오길" 연대, 응원 당부

4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이 미얀마 국민을 위한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br>
4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이 미얀마 국민을 위한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배선영 기자

부활 대축일에 미얀마 국민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4일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군부 독재 폭력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국민을 위한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며, “미얀마에도 부활의 아침이 밝아 오길” 기도했다.

강론에서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는 “미얀마의 국민과 언어, 국적, 문화는 다르지만 하느님의 눈으로 볼 때는 서로 우애를 나누는 형제자매고,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행한 사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보도되기 전에는 미얀마에 대해 잘 몰랐다고 털어놓으며, 미얀마는 한국과 비슷한 근현대사를 겪었고, 6.25전쟁 때 미얀마에서 5만 달러 상당의 쌀을 원조받은 일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루카 복음 10장의 착한 사마리안 이야기를 하며, 미얀마에서 울부짖는 국민들이 강도를 만나 길 위의 쓰러진 사람과 같다고 말했다. 국제정치 질서나 외교 관계 같은 냉혹한 현실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을 기대하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선진국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유엔은 군부에 타격이 되지 않는 성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간절한 요청에도 유엔은 중국과 러시아 등 미얀마 군부 우방 국가의 반대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유엔을 비롯한 각 나라가 강도 만난 사람을 그냥 지나쳤던 레위 사람이나 사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교황들이 강조했던 세계 공동선을 위한 국제 공권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멀리서라도 연대와 지지, 응원을 보내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자고 호소했다. 이어 쓰러진 유다인을 도와준 이는 이방인이었던 사마리아인이라며, 이처럼 “경계를 넘어 국경 없는 이웃”이 되어 줄 것을 강조했다.

유 주교는 미얀마 소식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SNS에 관련 소식을 올리거나 모금에 참여하는 등 미얀마와 연대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해 달라고 부탁했다. 서울대교구 사제들은 사회사목국 프란치스코 통장으로 모금에 참여하고 있다. 

미사 끝에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유학생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희생된 사망자가 500명이 넘었다. 이들 희생자의 가족과 시민들이 매일 아침 고통을 겪으며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평화유지군, 미국 등의 도움도 바라지만, “미얀마 시민들은 자신들이 직접 용감하게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목숨 걸고 길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를 위해 기도하고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 것에 고마움을 표현하며, 응원 메시지, 지원 등을 당부하고, “미얀마 사람들도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지원을 감사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유학생의 발언을 들은 유경촌 주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에 무력감이 들지만, 많은 이가 관심을 두고 계속 이야기하면 좋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활의 기쁨 속에서도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부활의 메시지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라고 말했다. 이어 미얀마의 암울한 상황이 하루빨리 그치도록 한마음으로 연대하고 기도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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