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지역 교회들, 기후행동 창립에 나서다

9일 출범한 ‘기후위기 남양주 비상행동’(이하 남양주 비상행동)의 창립 과정에 경기도 남양주시를 관할하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1, 2지구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

해당 지역에는 금곡, 덕소, 수동, 마석, 마재 성지, 진건, 창현, 천마, 평내, 호평동 성당(1지구)과 갈매동, 광릉, 구리, 다산, 별내, 오남, 인창동, 지금동, 진접, 토평동, 퇴계원 성당(2지구)이 포함된다.

지난 12월 당시 환경농촌사목 위원장이었던 김규봉 신부는 1지구와 2지구 지구장에게 남양주 비상행동을 제안했다. 이 제안을 지구장 사제들이 적극 받아들이고 지역 단체에서 활동하는 평신도 등 지역 시민과 단체가 합류하면서 출범하게 됐다.

남양주시청 앞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창현 성당 신자도 10여 명 참여해 손팻말로 기후위기 문제를 알렸다.

'기후위기 남양주 비상행동' 출범식에 참여한 창현 성당 신자들이 손팻말로 기후위기 문제를 알리고 있다. ⓒ김수나 기자
'기후위기 남양주 비상행동' 출범식에 참여한 창현 성당 신자들이 손팻말로 기후위기 문제를 알리고 있다. ⓒ김수나 기자

창립 과정에 참여한 원동일 신부(의정부교구 1지구장)는 이날 “교구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발간한 ‘7년 행동 플랫폼’에 각 본당별, 신자별 실천 사항이 제안돼 있다. 그 가운데 저희가 지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남양주 비상행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교구의 적극적 움직임이 지금의 시민 행동까지 이르게 했지만, 무엇보다 지역에서 살아가는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7년 행동 플랫폼’이 교구 내 각 본당에 배포된 상태라 그에 맞춰 본당이 자발적으로 지역의 기후행동에 참여하도록 제안했다면서, “각 본당의 사목적 상황과 현안에 따라 우선 순위는 있지만, 이번 비상행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다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시민, 환경단체가 많이 조직돼 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오히려 조직과 관계없이 시민들의 개별적 참여가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경아 사무국장(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은 “제안은 담당 부서인 환경농촌사목위원회가 했지만, 기후위기를 위해 교구 중심이 아닌 지구 차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면서 “교회가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의 빛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기후위기 비상행동으로 구현되는 것 같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왼쪽부터) 의정부교구 김준영 신부(2지구장), 김규봉 신부(창현 성당), 원동일 신부(1지구장). ⓒ김수나 기자
(왼쪽부터) 의정부교구 김준영 신부(2지구장), 김규봉 신부(창현 성당), 원동일 신부(1지구장). ⓒ김수나 기자

한편 출범식에서 김준영 신부(의정부교구 2지구장)는 “부동산, 교육 같은 것에 다들 관심이 지대한데,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공동의 집이 처한 환경 위기”라면서 “이 문제를 가장 본질적인 우리의 화두로 안고 살아가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남양주 지역 모든 시민의 연대 활동을 뒤에서 묵묵히, 끝까지 지원하고 후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는 격려사를 보내 “우리 교구도 ‘코로나19와 기후위기’라는 주제로 몇 개월 동안 회의 및 주제 발표를 통해 본당과 가정에서 생태환경 지킴이로서의 역할 및 각자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주교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부터 실천’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서로 연대할 때 미래의 희망을 향한 지속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면서 “절체절명의 생존 위기로 다가온 기후변화 문제를 우리 사회가 인식하고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범 선언문을 발표하는 산돌학교(중고 통합 대안학교) 학생들. ⓒ김수나 기자
출범 선언문을 발표하는 산돌학교(중고 통합 대안학교) 학생들. ⓒ김수나 기자

한편 이번 남양주 비상행동에는 교육, 시민, 예술가, 청소년, 봉사, 생협 등 각종 단체와 개신교, 천주교 등 종교계, 지역 정치계 등 65개 단체 및 모임과 개인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산돌학교(중고 통합 대안학교) 학생들이 출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 우리에게 닥친 기후위기는 어른들보다 청소년들에게 더 중요하게 다가오는 문제이기에 청소년들이 더 앞장서서 행동하고 주장해야 한다”면서 “지금 어른 세대도 본인의 자녀, 후대에게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는 곧 우리의 문제이고 민주주의의 문제이므로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면서 “왜 기후위기의 진실을 인정하고 비상상황을 선포하지 않는 것인지 이제 정부와 남양주시가 대답해 줄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남양주 비상행동은 시장 및 시의회 의장과의 연석회의를 요구하면서, “지금 당장 기후위기 비상선언 선포”, “모든 정책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지방정부 협의회에 참여”, “탄소배출 제로 시대를 위한 구체적 행동 즉각 시행”을 남양주시에 촉구했다.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전환 지방정부협의회’는 지방 정부가 주도하는 기후위기 대응 협의체로 2020년 6월 5일 출범했다. 40개 지방 정부(2021년 1월 기준)가 참여하고 있으며 중앙 정부와는 별개로 지역 간 연대, 협력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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