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위기 대응, 사제연수서 집중 토론

춘천교구 사제들이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지구와 가난한 이들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27일 열린 비대면 사제연수에서 김주영 주교(교구장)와 교구 사제 88명이 내년 시작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논의했다.

이번 사제연수를 준비한 김선류 신부(가정생명환경위원장)는 “주교님께서 특별히 가정생명환경위원회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자리도 마련될 수 있었다”면서 “춘천교구는 이번 연수를 시작으로 7년 여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7년 여정에 대한 여러 기획이 진행되고 있고, 이번 연수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비대면 연수임에도 교구 사제 90퍼센트 이상이 참석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교구 각 구성원들과 기후위기에 대해 지속해서 소통하고 자료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사제연수에 참석해 인사하는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27일 비대면 사제연수에 참석해 인사하는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이날 사제들은 주로 교구와 본당에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을 집중 토론했다. 이 토론을 위해 ‘가톨릭기후행동 기후인식 설문조사 결과 및 향후 방향’, ‘청주교구 7년 여정 기획 자료’,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후속 장기 사목 계획을 위한 특별 사목교서 실천 지침’ 등을 참고했다. 

먼저 지구별 사제들은 교구, 본당, 사제, 신자 등 각 차원에서 지금 실천하는 것과 제안을 나눴다. 제시된 주요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생태환경 교육
-‘찬미받으소서’ 관련 주제 특강, 본당 사목위원 연수
-‘찬미받으소서’ 신자들과 함께 읽기
-미사 때 환경에 대한 영상 자료로 교육
-생태환경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5분 교리
-매주 주보를 통해 실천 사항 알리기
-청소년 주일학교에서 환경의 중요성 교리
-평일미사 강론을 한 달 동안 ‘찬미받으소서’ 강의로 진행

▲본당에서 실천하기
-승용차 없는 주일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계획
-본당 조경 시 제초제 쓰지 않기
-본당에서 일회용품 쓰지 않기
-쓰레기 총량 줄이기 운동
-본당 차원의 생태환경분과 만들기(작은 본당은 다른 분과장이 겸임)

▲영적 지향
-매달 성모신심미사, 성시간 때 생태환경 지향 두기
-지구를 위해 매달 주기적 미사 봉헌

▲지역사회와 나누기
-이엠 주방세제 만들어 지역주민과 나누기
-지역사회 환경미화
-환경 파괴로 인해 가장 피해받는 약자 위해 빈첸시오 활동 장려
-지역사회 기후위기 대응 활동 함께하기

▲기타
-정부 차원의 규제 및 활동을 위해 교회 목소리 전달

지역사회 나눔과 관련해 포천 성당은 매달 포천시 기후환경단체에 강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사회가 실천하는 기후위기 대응에 교회가 함께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또 생태환경을 본당의 연간 사목 목표와 계획으로 삼아 지속해서 풀어간다면 신자들과 함께할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신자들의 기후위기 인식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구청 및 특수사목 담당 사제들은 특별한 지향을 둔 단식, 기존 교회 행사에서 소비되는 것들 돌아보기, 환경 관련 자료에 관심 갖기를 통해 인식을 바꿔 가자고 제안했다.

또 교구 시설이나 건물 등에 태양광 발전 시행 검토(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청년들이 농촌을 체험하고, 생태적 의미 얻도록 우리농과 협력, 환경을 위한 미사 개설, 본당 환경분과 지원을 위한 자료 배포 및 요일별 실천 사항 확정 같은 방안도 제시됐다.

무엇보다 사제들은 생태환경 문제에 대한 교구 차원의 실제적 관심이 필요하며, 생활 속 실천도 중요하지만 정책 현안에 대해 교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사제단과 교구 차원의 연대와 참여도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생태환경을 본당의 다른 사목 영역과 동등한 위치에 두고 진행하고, 일회적 분과 개설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 전 강의에서는 가톨릭기후행동의 주요 활동이 소개됐다.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이날 토론 전 강의에서는 가톨릭기후행동의 주요 활동이 소개됐다.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한편 이날 사제연수에서는 토론 전 강의로 ‘공동의 집에 일어나고 있는 위기 진단’(임미정 수녀), ‘찬미받으소서 6장의 교회의 가르침’과 ‘모든 형제들’을 바탕으로 한 생태정의(백종연 신부), 가톨릭기후행동 활동 소개(이혜림 가톨릭기후행동 청년대표) 등이 진행됐다.

가정생명환경위원회는 이번 사제연수 결과를 반영해 ‘춘천교구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실천 계획 초안’을 만들고, 이 실천과제를 5월 24일 7년 여정 개막미사에서 봉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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