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가족들, 면회 대신에 성당에서 기도해 줄 것 부탁

▲쓰러지기 전날인 21일 저녁 용산미사를 마치고 문규현 신부는 빨간 머릿수건을 쓴 채 밝은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사진출처/용산범대위 홈페이지)

문규현 신부가 위험한 고비를 무사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료진의 요청에 따라서 24일 저녁 7시경부터 예정된 면회가 취소되고, 이후 당분간 일반인의 면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병원성당에 놓여진 방명록에 방문객들이 문 신부의 회복을 빌며 글을 남겼다.(사진/한상봉)
오늘 아침 6시 경부터 문규현 신부는 의식이 돌아와 사람을 알아보고 있다. 문 신부의 의식이 회복됨에 따라서 현재 소생술 치료에서 소화기 계통 치료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며, 호흡기를 넣었다 떼었다 적응하는 중이다. 문 신부는 회복과정에서 철저한 안정이 필요한 상태이고, 치료 중에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의 위험성이 있어서 방문객 면회를 적어도 2-3일 이상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병원에는 주로 가족들이 돌아가며 돌보고 있으며, 가족들 역시 최소한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고 있다. 병상을 병실로 옮기더라도 상당한 기간 몸이 회복될 때까지 안정을 요한다.

따라서 문규현 신부 가족들은 문 신부를 염려하는 방문객들에게, "면회가 되지 않으니 찾아오더라도 병원 5층에 있는 성당에서 기도를 해주시고, 성당 입구에 비치된 방명록에 문 신부의 쾌차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23일 오후에 전주교구 이병호 주교가 다녀간 뒤로 24일 하루 중에 더 많은 사제들과 신자들이 방문해 문 신부의 회복을 기원했다. 

한편 23일 오후 7시에 용산참사 현장에서 봉헌된 미사는, 김영식 신부 등 십여 명의 사제가 공동 집전 했다. 주례와 강론을 맡은 김영식 신부(안동교구)는 슬픈 심정으로 별도의 강론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대신 "문규현 신부님! 규현이 형! 눈을 뜨세요.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해요!"라고 애절한 마음으로 소리쳤다. 이어 "눈물이 난다. 울고 싶다.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다"며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좋은 세상이 오도록 하느님께 애절하게 기도하자"고 청했다.  

이강서 신부는 미사를 마무리하면서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랑을 문규현 신부가 보여주었다. 단식은 그렇게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5층 성당(사진/한상봉)

▲23일 금요일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이 문규현 신부를 생각하며 눈물짓고 있다.(사진/한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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