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천교구 등 사순담화 발표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인천, 제주교구 등이 회개와 연대를 강조하는 담화문을 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대면하며 심리적 패닉 상태에 휩쓸려 주변의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고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비난하고 배척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26일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사목서한을 발표했다.

강 주교는 코로나19로 인한 “현 사태에 대한 지나친 위기의식과 공포심의 조장은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전염병을 만든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과도한 경계심과 혐오 바이러스의 심리적 증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혐오는 차별을 가져오고 차별은 폭력으로 발전한다”고 했다.

또한 강 주교는 지금 코로나19로 불안에 시달리고 있으나 차분히 생각하면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현실이 주변에 널려 있다고 했다. 이어 “해마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2000명이 넘고, 교통사고로 죽는 이들이 3000명이 넘으며, 아무도 손 내밀거나 관심 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가 한 해에 1만 3000명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음이 무의미한 통계수치로 일상화되어 충격도 반성의 자료도 되지 못하고 타인의 고통과 죽음에 무디어졌다”며,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대한 공감 능력을 상실한 것이야 말로 우리의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강 주교는 사순시기에 고통받는 이들과 연대를 활발히 하자며, 이번 사순절의 헌금을 시리아 난민과 미얀마의 로힝야 난민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시리아 난민들. 제주교구는 사순 시기 봉헌금을 시리아 난민과 미얀마 로힝야 난민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유엔난민기구)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도 사순 시기 담화를 내고, “많은 이들이 자신은 죄가 없다고 느끼고 일상의 바쁨과 무뎌진 양심이 나의 죄보다 남의 죄를 더 쉽게 알아보게 한다”며 회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 주교는 스스로를 의인처럼 여기며 부족한 자신은 돌아보지 않고 주변의 잘못을 질타하는 이들을 있다고 지적하며, 회개의 삶으로 부활한 주님을 느끼는 사순시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시기 담화에서 “자선의 나눔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해 주고 더 공정한 세상을 위해 개인이 참여하는 하나의 수단”이라고 나눔을 강조했다. 또한 파스카 신비를 우리 삶의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무고한 희생자들과 그리스도의 상처에 대해 우리도 같은 아픔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