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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추정동체 조사, 정부의 존재 이유”신성국 신부 반론, 민간수색 독자결정 아니다
지난달 30일 'KAL858기 진상규명위원회, 가족회'의 기자회견에서 가족회 임옥순 대표가 한 발언 일부에 대해 신성국 신부(청주교구)가 반론보도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해당 발언에서 신성국 신부가 언급된 부분에 대한 기사를 싣습니다.


신성국 신부(청주교구)는 2003년부터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맡아 활동했고, 지난해 6월 수색방법에 대해 가족회와 입장 차이가 생기면서 가족회와 별도로 꾸린 민간수색단, 대구MBC와 함께 최근 미얀마 안다만해역에서 KAL858기 추정동체를 찾았다.

이에 대해 가족회는 지난달 30일 추정동체 인양을 정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비용과 전문성, 미얀마 당국의 협조를 이유로 민간수색보다는 정부가 수색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인양, 조사 과정에 가족회가 추천하는 진상규명위 위원을 참여시키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가족회 임옥순 회장은 지난해 신성국 신부가 “가족회가 반대하는 민간수색단을 꾸려 가족회를 뺀 채 독자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가족회와 결별한 사실을 세상에 알리지 않은 채 각종 후원회를 만들어 모금하고 있다. 그동안 믿고 무조건 따랐던 신성국 신부에게 우리 가족회는 내쳐졌다고”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성국 신부는 “지난해 동체 수색과 유해 수습에 관한 정부와의 수차례 협상에도 정부가 나서지 않자, 그 대안으로 가족회와 함께 민간수색을 논의하고 결정했으며,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며 31일 그간의 입장을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신성국 신부.(청주교구) ⓒ김수나 기자

지금여기: 민간수색을 신성국 신부가 독자적으로 결정했다는 가족회 입장에 대한 신성국 신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신성국 신부: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당시 회의 내용이 모두 영상기록으로 남아 있다. 사실 원인은 가족회나 시민대책위가 아니라 정부였다. 우리는 지난해 1월부터 정부와 여러 번 만나 동체와 유해를 찾아 달라고 협상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반대한다고 해 협상이 깨졌다.

정부가 안 한다고 하니 도리가 없어서, 당시 제가 가족 전체를 모아 놓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 결과 민간수색조사단을 만들자는 데 다 동의했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다. 만일 그때 정부가 수색 결정을 내렸다면 가족들끼리 갈라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일차 원인이다. 저는 가족들과 싸울 일이 없다. 가족의 한을 풀도록 17년 동안 노력했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정부가 수색을 안 해 줬고, 우리 안의 방법론이 달라서 이렇게 됐다고 해야 맞다.

정부가 안 한다고 해서 우리가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민간수색조사단을 만들자, 수색비용이 드니까 모금도 해서 우리가 시도해 보자, 그래도 안 되면 진상규명을 접자는 것을 가족회와의 논의 자리에서 모두 동의했다. 제가 (민간조사단을)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지금여기: 가족회를 배제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신성국 신부: 지난해 5월쯤 가족 전체 모임에서 민간수색조사단 문제가 공론화됐다. 방송사를 섭외하는 과정에서도 가족들은 좋다, 누구든 하면 좋겠다고 했고, 당시 임 대표와 방송사에 동행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가족회를 배제했다고 하니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번 민간수색단 활동에 함께하는 가족들도 있다. 

지금여기: 민간수색단에 합의했지만, 가족 안에서도 방법론이 달랐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달랐나?

신성국 신부: 민간수색단 결성은 다들 동의했지만, 수색단을 사적 인맥을 통해 구성할지 공적 기구로 갈지를 놓고 의견 차이가 있었다. 저는 공적 기구로 가자고 했다. 그래야 정부가 수색 허가를 내주고, 나중에 무엇을 찾더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실 민간수색조사단을 안 만들었으면 이번에 추정동체도 못 찾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미얀마에 3번이나 다녀왔다. 가서 어부들 인터뷰하고 잔해가 있는 곳 좌표도 조사해 <대구MBC>와 협력해 찾아낸 것이다.

지금여기: 이번 추정동체 발견에 대한 입장과 민간수색조사단 추후 계획은 무엇인가?

신성국 신부: 우리 역시 가족회의 요구와 같다. 얼마가 들지 모르는 수색, 인양 비용도 그렇고, 미얀마 정부 허가 없이는 수색과 인양도 할 수 없다. 뭐든 정부가 나서야 가능하다. 추후 인양, 수색 절차는 제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 가족회가 하는 것을 제가 어떻게 관여하겠나. 추정동체까지 찾아 놨으니 이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정부는 미얀마 정부에 동체 보존, 증거인멸과 손상 방지를 조치하고, 민관공동조사단을 조속히 꾸려 발견동체가 KAL858기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부의 행보를 지켜볼 뿐, 우리는 더 할 일이 없다.

1987년 당시에도 정부는 가족에게 유해 및 유품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고, 참여정부 때도 비행기 동체 및 블랙박스 등 물증을 확보하고 유해를 찾아주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지키지 않았다. 이제는 정부가 지난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 아닌가.

저는 지금까지 17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정말 원칙대로 해 왔다. 사람들 모아서 같이 결정했다. 우리는 국가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다. 미얀마 가서 동체를 건져야 하는 것부터 이 일에는 녹록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얼마나 지난한 싸움인가. 17년 전 가족들이 오죽하면 저를 찾아왔나 싶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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