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24일 사제단 총회소집…25개 본당 30여명 참석 ..해군기지 관련 교회 가르침 재차 확인…소환정국 영향 ‘촉각’

▲ 천주교제주교구 사제단 긴급총회가 24일 오전 11시 제주교구청에서 열렸다. 이날 총회에선 제주해군기지와 관련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사제단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의 구속집행 문제 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키로 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5월 열렸던 시국미사회 모습 ⓒ제주의소리 DB

제주지역 평화운동의 정신적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는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이 24일 긴급 사제단 총회를 열고 '제주해군기지 추진은 교회윤리와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공감대를 재차 확인했다.

이날 사제단 총회는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가 직접 소집한 자리로 이례적인 자리다. 지난 2007년 5월 제주해군기지 건설추진에 반대하는 단식기도회를 열며 소집한 사제단 총회 이후 2년여 만이다. 특히 최근 김태환 지사에 대한 소환정국과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더욱 커 보인다.

▲ 강우일 주교 ⓒ제주의소리 DB

천주교제주교구사제단은 24일 오전 11시 제주교구청에서 강우일 주교 주재로 긴급 총회를 열고 도내 25개 모든 본당에서 30여명이 사제단이 참석,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빚어진 제주사회의 갈등상황에 대한 교회와 사제단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번 긴급총회는 강정마을주민과 도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주민소환운동본부 측이 김태환 제주도정이 해군기지 추진 등 주요 현안마다 보여준 일방적 독선과 무능을 이유로 신청한 주민소환 투표청구가 이르면 다음 달 26일 실제 주민투표가 진행될 상황이어서 이날 사제단 총회 상징성만으로도 소환정국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강우일 주교는 사제들에게 “역대 교황님들은 한결같이 군비증강에 의한 평화유지에 분명히 반대의 뜻을 밝히셨다”고 강조하고 “이는 교도권이 가르치는 교회의 사회교리에도 명백하게 드러난다”면서 교황 요한 23세의 ‘지상의 평화’ 말씀 등을 예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주교는 그동안 세차례 도민과 신자들에게 드리는 평화의 메시지에서 △군비증강은 평화를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4.3의 학살을 경험한 제주가 평화의 섬이 아닌 군사기지가 되어선 안 되는 이유 △제주에서 가장 청정한 해역이고 도민의 생명의 젖줄인 강정 앞바다의 해양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점 △해군기지 문제로 강정마을 공동체가 파괴되고 주민간 적대감 등 심각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역대 교황들과 교회 가르침의 근거를 일일이 제시하며 도민과 천주교 신자들이 지혜와 용기를 보여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해 왔다.

이와 관련 제주교구 사제단 관계자는 24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와 평화운동을 진행해온 지난 2년여간 강우일 주교께서 세 번의 평화메시지 발표를 통해 교회의 입장과 주교님의 뜻을 분명하게 전달해왔다”며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해군기지 문제로 인한 도민사회의 갈등은 더욱 첨예 해지 않고 있어 현실적 대안고민 등 사제단의 공감대 마련을 위한 자리로 총회가 소집됐다”고 말했다.

▲ 천주교제주교구 사제단이 지난 2007년 5월18일 '제주해군기지 반대'를 천명하며 단식기도회에 돌입하던 당시 모습. ⓒ제주의소리 DB


이 관계자는 또 “이날 총회에선 김태환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과 관련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해군기지 문제 등의 일방적 추진으로 도지사 소환으로 연결된 현실 등에 대해 사제단이 공감대를 확인했고, 다시 한 번 일치감을 형성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1일 공무방해혐의로 강제 연행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관련해서도 부당한 인신구속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구속영장 집행 등 상황을 예의주시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주교 제주교구는 소환정국과 관련, 아직 구체적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주민소환 투표일 공고 이후 구체적 입장 또는 평화메시지 형식을 빌려 도민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사제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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