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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중 복사는 몇 번 종을 칠까요?[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애독자 한 분이 미사 중에 종을 치는 행위와 관련하여 두 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먼저, 종을 치는 횟수에 관한 것입니다.

이분은 어린 시절 복사단 활동을 했었고, 당시에는 미사 중에 여섯 번 종을 치는 것으로 배웠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어릴 때 복사단에서 활동을 해 보았기 때문에 종 치는 데 예민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종 치는 순간을 깜빡 잊거나, 미사 준비하면서 실수로 종을 빠뜨렸을 때는 머릿속이 하얗게 바뀌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기억에는, 꼭 치라고 배운 순간은 총 다섯 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 성변화가 시작될 때(사제가 예물에 손을 펴서 얹으면서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며...” 할 때) 땡!, 2) 사제가 그렇게 축성된 성체를 회중이 볼 수 있도록 적당한 높이로 거양할 때, 땡! 3) 들어올린 성체를 내려 놓고 인사할 때, 땡! 4) 축성된 성혈이 들어 있는 성작을 회중들이 볼 수 있도록 거양할 때, 땡! 5) 그 성작을 내려 놓고 인사할 때, 땡! 이렇게 다섯 번 치도록 훈련받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질문해 오신 독자분은, 사제가 영성체 직전,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고 나면 종을 한 번 더 치고 이어서 “영성체송”을 합송했다고 합니다. 즉, 그분이 속했던 성당에서는 영성체송 합송을 알리는 신호로 종을 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합하면 총 여섯 번 종을 친 것입니다.

2011년, 수원가톨릭신학교에서 열린 성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에 복사가 종을 치고 있다. (사진 출처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소식란)

과연 어느 쪽이 맞는 걸까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르면, 필요에 따라 봉사자(보통 복사)는 예물 축성 바로 전에 종소리로 신자들에게 신호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성체와 성혈이 든 성작을 높이 들어 보일 때 그 지역 관습에 따라 종을 칠 수 있습니다. 향을 쓸 경우, 축성 다음 성체와 성작을 교우들에게 높이 들어 보일 때 봉사자는 성체와 성작을 향하여 분향합니다.('로마미사경본 총지침', 150항 참조)

앞선 지침은 종을 치는 행위를 성변화 시점에서 할 수 있다고 알려 줄뿐입니다. 그나마 상황에 따라서는 안 쳐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필수사항도 아닌데, 어릴 때 괜히 마음고생했나 봅니다.

사실, 미사 중에 종을 치는 관습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전례(바오로 6세 전례)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전례인 트리엔트 전례와 관련 있습니다. 트리엔트 전례에서는 사제가 회중을 등지고 제단을 향해 서서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그래서 회중들은 사제가 뭘 하는지 명확히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묵상을 하는 분위기였지만, 적어도 축성된 성체와 성혈이 거양되는 순간은 놓치지 말라고 봉사자(혹은 복사)가 종을 쳐서 회중의 집중을 유도했던 것입니다.

트리엔트 전례와는 달리 요즘 우리가 일반적으로 참여하는 미사 전례에서, 회중과 사제는 제대를 가운데 두고 함께 합니다. 눈을 감고 있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미사에 참여하면서 제단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종을 칠 필요가 없습니다. 어쩌면, 눈을 감고 미사 참례하는 분들이 많다고 판단되면 종을 치는 게 효과적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건 각 본당이 분위기를 보고 결정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종을 치는 관습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질문이, 눈을 감고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는 회중들에게 성체를 높이 들고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할 때  타종하는 것이 영성체송을 합송하라는 사인으로 종을 치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도 본당에서 결정해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제가 자신의 목소리로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하고 회중을 초대하고 있는데 종을 또 치는 것은 어째 중언부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라, ~” 이 부분을 방해하는 소음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회중이 미사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마음을 모으기 위해 눈을 감고 있다고 해도, 성변화가 일어날 때와 사제가 성체를 바라보도록 유도할 때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 사건들을 목격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때, 눈을 뜨고(혹은 고개를 들고) 주님께 깊은 사랑과 존경을 표시하시면 더욱 뜻깊은 미사가 될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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