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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영혼, "폐부를 찌르는 교부들의 사회적 가르침"대중판 교부 문헌 총서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3권

한국 교부학회원과 분도출판사가 교부 문헌을 매년 5권씩 총 50권을 내기로 결정하고 올해 3권의 교부 문헌을 첫 출판했다.

이번에 출판된 문헌은 대 바실리우스(바실리오)의 “내 곳간들을 헐어 내리라 / 부자에 관한 강해 / 기근과 가뭄 때 행한 강해 / 고리대금업자 반박”,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의 “어떤 부자가 구원받는가?”, 키프리아누스(치프리아노)의 “선행과 자선 / 인내의 유익 / 시기와 질투”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인 교부들의 가르침이 나온 시기는 그리스도교 사상사에서 가장 역동적이며 창의적인 시대였던 기원후 약 100년부터 700년까지다. 치열한 논쟁과 토의를 거쳐 가르침을 확립한 교부들은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면서 헌신적 사목자였고, 신학과 수행을 일치시킨 수도자였다.

이번에 교부 문헌을 번역한 총서간행위원회는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신앙인을 비롯한 누구나 쉽게 읽고 각자의 삶과 영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실천적 주제들을 골라 책을 펴낸다고 밝혔다.

“그대 자신이 누구인지, 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받았는지 스스로 생각하라”

첫 번째 책에 담겨 있는 대 바실리우스의 문헌 “내 곳간을 헐어 내리라” 외 3편은 그가 행한 네 편의 사회적 강론으로, 가난과 고통을 바라보고 이들을 위해 헌신한 사목자의 날카롭고 뜨거운 권고다. 가난한 이들의 것을 빼앗은 결과인 경제적 부유함에 대해 말하지만, 사실상 모든 권력을 가진 이들을 향한 말이기도 하다.

대 바실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상류층 출신이었지만 스스로 극적 전환점이라고 말한 세례를 받으면서 전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썼다. 책에 실린 바실리우스의 ‘사회적 강해’는 그가 사제로 활동했던 시기(368-369)에 만들어졌다. 당시 카이사리아와 인근 지역에 심각한 기근이 발생하자 바실리우스는 이 강해로 가난한 이들의 참상과 부유한 이들의 탐욕,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했다.

“가난한 사람들과 거래함으로써 그대 자신의 가치를 높이지 마십시오. 곡식이 부족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의 곡물 창고를 여십시오. 기근을 이용하려 재산을 늘리지 마십시오. 모든 사람한테 필요한 공공필수품을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삼지 마십시오. 인간의 불행을 사고파는 장사꾼이 되지 마십시오!”

“‘내가 내 재산을 갖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왜 누군가를 부당하게 취급하는 것입니까?’라고 그대는 반문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대의 것인지 제게 말해 보십시오.”

“내가 어떻게 하면 그대가 가난한 이들의 고통에 관심을 갖고, 이런 비참하고 부도덕한 것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수 있을까요?”

바실리우스는 남는 소출을 어디에 모아둘 것인가를 고민하는 부자에게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내가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라고 한 복음 말씀(루카 12,16-21)을 들며, 기근과 재난에도 재물을 나누지 않는 부자들에게 “무엇이 영혼에 유익한지도 모른 채, 영혼한테 육체의 음식을 주고 똥통 속에나 들어갈 것들로 영혼을 섬긴다”고 비판한다.

두 번째 문헌 “부자에 관한 강해”에서는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했다는 부자 청년이 자신의 재물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는 예수의 말에 슬퍼하며 떠났다는 이야기(마태오 19,16-22)를 통해, “(그 부자 청년이) 사랑의 계명을 지켜 왔고, 모든 사람을 자신처럼 사랑했다는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그렇게 많은 재산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되묻는다.

“기근과 가뭄 때 행한 강해”에서는 굶주림으로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이들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며, “불의한 계약서를 찢어버리고, 높은 이자를 받는 빚보증서를 없애 버리라. 탐욕을 덕이라고 생각하며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축적한 물건의 가치를 보이라”고 호소한다.

분도출판사에서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로 대 바실리우스와 클레멘스, 키프리아누스의 책을 펴냈다. (표지 제공 = 분도출판사)

“그는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놓지 않는다”

마지막 “고리대금업자 반박”에서 바실리오는 고리대금은 가난한 이들의 불행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비인간적 행위이며, 이미 가난에 찌든 사람에게서 그나마 있던 자유까지 빼앗는 행위, 이자수익보다 훨씬 더 많은 죄를 거두는 것이라고 질책한다.

그는 “되돌려 받을 가망이 없는 대출이 대체 무슨 대출입니까”라는 항변에 “주님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할 때, 그것은 선물이면서 동시에 대출입니다. 되돌려 받을 가망이 없기 때문에 선물이고, 주님께서 크신 자비로 대신 갚아 주실 것이기 때문에 대출”이라고 이른다.

“어떤 부자가 구원받는가?”

“거만하고 권력 있으며 부유한 당신은 자신을 위해 하느님의 사람을 훈련자요 키잡이로 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무쪼록 당신이 존경하고 두려워하는 사람, 늘 당신을 위해 일하지만 당신에게 거리낌 없이 말하고 당신을 엄하게 훈계해도 당신이 절로 귀 기울이게 되는 사람을 곁에 두십시오.”

혁신가로 일컬어지는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상업과 교육, 문화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에 살면서 “그리스도인도, 유대인도 모든 이교인도 돈을 숭배”하는 현실을 꼬집고 부자들에게 재물을 사용하고 생명을 얻는 방법을 역설하고 그리스도교의 가르침과 기도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왔다”(지혜 2,24)

세 번째 책 “선행과 자선 / 인내의 유익 / 시기와 질투”는 ‘그리스도교 최초의 사회교리서’라고 할 수 있다. 카르타고의 상류층이었던 키프라이누스는 246년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고 전 재산을 공동체의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 줬다.

“자기 영혼보다 돈을 더 사랑하는 그대는 그대 재산의 일부분이 줄어드는 것은 염려하면서도, 그대 자신이 끝장나고 있는 현실은 돌아보지 못합니다. 그대의 재산을 잃을까 걱정하는 동안, 재산 대신 그대 자신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피를 쏟아 낸 자가 그리스도의 피로 생명을 얻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위대한 인내입니다.”

“형제가 시기심으로 다른 형제를 미워하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제 칼로 자해하는 것입니다.”

키프리아누스는 “선행과 자선”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민중과 함께 아파하고 연대할 것을 호소하고, “인내의 유익”에서는 인생살이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적 고통을 인내의 덕행으로 견디라고 한다. 또 “시기와 질투”를 모든 악의 근본이며 파멸의 원천이라고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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