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종교 적대로 왜곡돼 과격파 형성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슬람 교과서에서 “지하드”(성전)에 관한 부분을 빼도록 지시했다.

정부는 근래 늘어나고 있는 근본주의 경향을 제어하기 위한 조치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인이 절대 다수인 나라이지만 온건 세속주의적이다.

이 조치는 2018년 1월에 방글라데시 마드라사(이슬람학교) 교육위원회가 나눠 주는 교재부터 적용된다.

이 위원회가 출판하는 중등과정 교과서에는 1979년부터 지하드에 대한 여러 장이 들어가 있는데, 지하드는 “이슬람의 적들에 맞선 분투 또는 싸움”으로 규정돼 있다.

위원회의 한 소식통은 <다카 트리뷴>에 “정부가 마드라사 교육제도에 대한 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하드 관련 부분을 지우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 측 관련 위원회에 따르면, 교과서의 이 부분들 때문에 마드라사 학생들이 “천천히 급진화”되고 있으며, “이슬람의 적들”에 맞서 싸우는 국내외 조직에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마드라사는 정식 학교체제가 아니라 각지의 이슬람사원이나 마을에 전통적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학교로 쿠란과 율법 교육이 중심이다. 이슬람 근본주의 수출국으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각지의 마드라사에 교과서와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는 세 가지 형태의 마드라사가 있는데, 대개는 농촌의 가난한 학생들이 다닌다. 2011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약 1만 5000개가 있다.

2015년 1월 1일 이슬람 교도들이 통이에서 기도 모임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방글라데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인 테오필 노켁은 이 조치를 환영했다.

그는 <아시아가톨릭뉴스>에 “정부가 좋은 결정을 했고, 나는 이 조치가 급진주의를 뿌리 뽑고 학생들이 온건한 이슬람인이 되도록 도우려는 의도라고 본다. ‘지하드’라는 말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실제로는 그 뜻을 크게 잘못 옮겨 이슬람인들에게 다른 종교인은 이슬람의 적이라고 세뇌시키고 이슬람 율법에 바탕을 둔 사회와 국가를 세우는 데 필요한 것은 뭐든 하게 하는 데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과격성을 누르는 것만 보자면 교과서에서 지하드를 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과서에서 지하드를 뺄 수 있지만, 사람 마음에서 아예 그게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슬람인들이 이른바 지하드라는 것과 거리를 두도록 적절한 사회적 프로그램들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다카의 한 이슬람 성직자는 이 조치에 분노했다.

그는 <아시아가톨릭뉴스>에 “지하드라는 말은 알라에게서 나왔고, 그 누구도 이를 없앨 권리가 없다. 지하드는 좋은 말로서, 이슬람인들이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에 맞서 싸우도록 권하는 것이지 절대 다른 종교에 맞서라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2013년부터 이슬람 과격파가 등장했다. 이들 가운데 이미 불법화된 두 조직은 무신론자 블로거, 저술가, 인문학자, 성소수자 활동가, 소수 종교인과 외국인 등 50명가량을 죽였다.

이들 가운데 한 조직은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고, 한 조직은 인도지역 알카에다에 느슨하게 연계돼 있다.

방글라데시의 집권당인 아와미 연맹은 야당과 이슬람주의 정당들이 자생 과격파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해외와 연계된 테러 조직은 없다고 여러 차례 부인했었다.

그러나 2016년 7월 1일에 다카의 외교 구역의 한 카페를 총과 폭탄, 칼로 무장한 과격파들이 장악하고 20명을 학살한 뒤로, 대대적인 과격파 진압에 나섰다. 피해자 대부분은 외국인이었다.

그 뒤로 약 70명의 과격파 지도자들이 죽었으며 수백 명이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원문 출처 : https://www.ucanews.com/news/bangladesh-govt-bans-jihad-from-madrasa-texts/8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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