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남긴 4.3정신, 현 정부 잘 계승해주길…”
“평생 민주화 몸 바친 분…제주4.3 업적 역사 남을 것”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사진 오른쪽)가 김창훈 총대리신부 등 사제단과 함께 26일 오후 한라체육관 광장에 마련된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전에 헌화분향하고 추모했다.ⓒ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천주교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제주교구장)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나흘째인 26일, 국민장 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 자리에서 강 주교는 제주4.3 진상규명에 특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현 정부에서도 제주도민들의 4.3정신을 잘 계승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강 주교는 이날 오후 5시10분 제주시 한라체육관 광장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에 천주교제주교구 김창훈 총대리신부를 비롯한 사제단 10여명과 함께 방문, 추모 방명록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란 글귀를 남기고 국화꽃을 헌화하고 추모기도를 올렸다.

강 우일 주교는 분향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이 세상에서 너무 많은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다”고 말문을 떼고 “그러나 그런 당신의 노력이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불운하게 떠나셨다. 분노와 한도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래서 주님께 그 분의 맺힌 한도 풀어주고 위로해주시도록 기도했다”고 말했다.

▲ 강우일 주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주4.3에 쏟은 업적과 정신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현 정부가 고인의 뜻을 잘 계승해주길 간곡히 당부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생전의 노 대통령과는 특별한 면식이 없었다는 강 주교는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것 처럼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불사른 열정을 보인 분”이라며 “그런 면에서 정말 존경스런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을 이었다.

강 주교는 또 “이 세상이 항상 우리 뜻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내 뜻이 온전하게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당신이 노력한 만큼 되돌아오는 게 너무 달랐기 때문에 스스로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마지막을 맞이하신 것 같다.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제주에 특별한 애정을 가졌던, 역사에 남을 업적을 제주에 남긴 대통령으로, 강우일 주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강 주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선포해주신 분이 아니냐.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특히 제주4.3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정부보고서를 만들어주시고, 또한 국가 수반으로서 제주도민에게 공식사과해주신 것은 정말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다. 현 정부에 계시는 분들이 고인의 이런 뜻을 잘 받들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장 분향소로 마련된 한라체육관 광장에는 이틀째 약 6000여명의 시민분향이 이어지고 있고, 노사모 모임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 분향소와 4.3유족회 신산공원 분향소, 관음사.약천사 분향소, 서귀포시민회관 분향소 등에도 추모객들의 애도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기사제공:  제주의소리 http://www.jejusori.net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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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주교는 추모 방명록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란 글귀를 남겼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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