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주4.3평화기념관 방문한 독일 ‘루드빅 쉬크’ 대주교
"천주교제주교구 해군기지 반대 뜻 공감…평화 함께 고민해야"

 

독일에서 온 푸른 눈의 사제는 한국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섬에서 저토록 크나큰 비극이 일어났는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며 “다시는 제주섬에 정의와 평화만이 살아 숨 쉬고 전쟁이나 다툼으로 인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 21일 제주4.3평화기념관을 방문한 독일 밤베르크 대교구의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제주4.3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기를 기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천주교제주교구의 소공동체 모임(평신도들의 가정에서 갖는 성경 묵상 활동)을 둘러보기 위해 제주를 방문한 독일 밤베르크 대교구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21일 제주4.3평화기념관을 관람한 후 짧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배출한 교황의 나라 ‘독일’, 그러나 눈에 띄게 줄어드는 독일 내 가톨릭 교세는 한국 가톨릭계의 꾸준한 성장과 달리 위기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독일 가톨릭주교단이 한국 가톨릭계의 성장 비결인 ‘소공동체 모임’을 배우기 위해 지난 15일 방한, 16일부터 22일까지 천주교제주교구의 소공동체 현장연수 일정 중 21일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것.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산하 소공동체소위원회와 천주교제주교구,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 사무국이 공동주최한 이번 ‘소공동체 연수’에는 독일 루드빅 쉬크 대주교 등 독일주교 5명과 태국.인도.필리핀 등 아시아지역 주교 8명, 한국측에서 강우일.최덕기 주교 등이 참여했고, 이날 주교단과 천주교 신자 등 30여명이 제주4.3평화기념관 전시관을 함께 관람했다.

독일주교단을 대표해 참석한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전시관 관람 직후 <제주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제주4.3사건이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비극이었음을 처음 알게 됐다”며 “독일에도 유태인 학살사건이 있었고 독일도 전쟁으로 제주도 같은 많은 희생이 있었다. 제주4.3사건을 보고 나니 슬픈 감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이어 “역사는 반드시 진실과 진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역사를 올바로 이해해야 우리의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아직도 미완성인 4.3 진상규명이 온전히 밝혀지기를 바란다는 뜻도 피력했다.

▲ 독일 밤베르크 대교구의 루드빅 쉬크 대주교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제주도는 평화의 섬으로 정부가 지정한 곳인데 이런 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려고 해 천주교제주교구 사제들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반대운동에 적극 앞장서온 것을 들었다”면서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님과 신부님들의 뜻을 적극 지지한다. 특히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서 무엇보다 평화를 위해 고민하는 곳이어야지, 전쟁과 관련된 시설은 제주에 들어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루드빅 쉬크 대주교는 “이토록 아름다운 제주섬에서 전쟁으로 인한 크나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오직 정의와 평화만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영원한 생명평화의 땅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공동주최한 천주교제주교구는 독일 주교단의 연수방문을 계기로 신앙활동의 침체위기를 겪고 있는 독일 등 서유럽에 한국 젊은 신부를 파견하거나 소공동체 사목을 전파하는 구체적 노력을 기울여, 종전 아시아지역과 한국교회가 독일 등 서유럽 교회들로부터 받아온 재정.신학적 도움에 적극 화답할 방침이다. <기사제공: 제주의 소리  http://www.jejusori.net/ >

▲ 독일 밤베르크 대교구의 루드빅 쉬크 대주교와 강우일 주교(사진 왼쪽, 제주교구장)가 4.3평화기념관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가운데는 통역을 맡은 제주 이시돌성당의 마이클 신부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독일 밤베르크 대교구의 루드빅 쉬크 대주교(왼쪽 두번째) 등 외국 주교단들이 강우일 주교화 함께 4.3평화기념관에서 전시설명을 경청,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4.3평화기념관 전시를 마친 주교단 등 일행들이 기념관 로비에서 4.3희생자들의 안식을 위한 기도를 드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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