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학연구소 아시아 청년아카데미/신학포럼

아시아교회 청년 활동가와 신학자들은 “이제야말로 진정한 ’친교의 공동체‘를 실천할 평신도 대표기구를 설립해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아시아 평신도는 주교들의 대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해 왔지만 평등한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몇몇 주교들의 선의에 의한 개별적인 소통이 있었고 FABC 총회에도 소수의 평신도가 참가하기는 했지만 만남을 제도화하여 평등한 대화를 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또한 이들은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생태계 지속성이 뚜렷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교회의 새로운 전망을 열어 나가기 위해서 아시아 차원의 평신도 대표기구 설치는 피할 수 없는 절박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신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아시아평신도지도자 포럼은 7월 22-31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새 세상을 여는 주인공인 아시아 청년: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 정의를 위하여”를 주제로 2017년도 아시아청년아카데미/실천신학포럼‘을 열었다.

이 행사에는 한국 참가자 9명을 포함해 아시아 13개 나라에서 교회관련 청년 활동가와 신학자 등 71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최종 성명서를 내고 “아시아를 포함해 세계 여러 곳에서 폭력과 분쟁, 특히 종교적 불관용으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근래 아시아에서 다양한 종교간대화 운동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폭력적 근본주의 종파도 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기 위해 종교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성평등이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주의가 아시아의 사회경제와 문화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여성혐오’ 현상이 아시아 농촌지역에서 심하다고 덧붙였다.

▲ 7월 22-31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새 세상을 여는 주인공인 아시아 청년: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 정의를 위하여”를 주제로 아시아청년아카데미/실천신학포럼이 열렸다. ⓒ황경훈

말레이시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타이, 파키스탄, 필리핀, 한국 및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온 참가자들은 7월 23-25일 6개 그룹으로 나뉘어 ‘이슬람 기숙사형 학교’인 ‘페산트렌’(Pesantren)을 비롯해 환경친화상품 생산공동체, 쓰레기로 인한 강 오염 방지활동 단체, 사회종교적으로 격리된 토착민 공동체 등 10여 곳을 탐방했다.

인도네시아 전역에 약 1만 5000개가 있는 페산트렌에서는 ‘다양성 안의 일치’를 바탕으로 삼는 건국이념에 따라 이슬람 종교와 교리, 인성 등을 가르친다. 참가자들이 3일 동안 숙식한 페산트렌에서는 특히 관용, 온건, 정의, 균형을 가르치며 극단주의와 근본주의를 배격하고 종교의 벽을 넘어 ‘모든 이’를 위한 이슬람을 지향한다.

페산트렌을 탐방한 9명 가운데 하나인 아식나즈는 자기 나라인 파키스탄의 이슬람 교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면서 “이슬람 종교기관에서 음악을 가르친다는 것은 파키스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놀라워했다.

그는 “파키스탄 문화전통에서는 노래와 음악이 허용되지만 종교에서는 노래나 춤은 금지된다”면서 페산트렌의 이런 토착적이고 관용적인 태도가 아시아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완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약 2억 5000만 명이고 이 가운데 이슬람이 87퍼센트를 차지하여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다. 그 뒤를 이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순이며 중동지역의 이슬람은 세계 이슬람 인구의 약 20퍼센트에 머문다.

이어진 아시아실천신학 포럼에서는 20여 명의 신학자와 활동가가 참여해 ‘영성과 인간발전’, ‘주교와 평신도 대화 기구의 절박성’, ‘여성혐오문화 극복의 필요성’, ‘사회적 경제 및 공유경제’ ‘자바 전통 및 이슬람에서 보는 지속가능한 경제’ 등을 발표하고 토론했다.

인도 여성신학자 코추라니 아브라함은 “성평등의 구현이야말로 교회개혁과 가부장제 문화 극복에서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진정한 의미의 ‘친교의 공동체’는 얼마나 성평등이 성취되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7월 22-31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에서 “새 세상을 여는 주인공인 아시아 청년: 평화, 지속가능한 발전, 생태 정의를 위하여”를 주제로 아시아청년아카데미/실천신학포럼이 열렸다. ⓒ황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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